과학의 진보, 인류의 희망을 노래하다
2025 노벨상 수상자 발표, 그들의 위대한 여정
2025년 10월, 전 세계의 이목이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로 집중된 가운데*, 인류의 지적 성취를 기리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 주간이 막을 올렸다. 10월 6일 노벨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7일 물리학상, 8일 화학상 수상자가 연이어 발표되며 과학계의 축제가 절정에 달했다. 올해 수상자들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미래 기술의 토대를 마련한 혁신적인 발견으로 그 영예를 안았다.
노벨상은 노벨의 유언에 따라 과학·문학·경제학상은 스웨덴 스톡홀름,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하고 있음. 이는 스웨덴의 군사주의를 꺼린 노벨이 평화상만은 노르웨이에 맡기겠다고 명시한 데서 비롯된 전통임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메리 E. 브랑코, 프레드 람스델, 사카구치 시몬 세 과학자에게 공동으로 수여되었다. 이들은 인체가 자신을 공격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인 말초 면역 관용에 관한 중대한 발견을 통해 면역학 분야에 성과를 가져왔다.
수상자들은 자가면역 질환의 발생을 막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s)의 존재와 기능을 규명했다. 이 연구는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등 난치성 자가면역 질환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었으며, 장기 이식 거부 반응을 제어하고 암 면역 치료의 효율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토대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5년 노벨 물리학상은 존 클라크, 미셸 H. 드보레, 존 M. 마르티니스 세 명의 물리학자에게 공동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전기 회로에서 거시적 양자역학적 터널링 및 에너지 양자화’ 현상을 실험적으로 입증함으로써 거시 세계에서도 양자역학적 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들의 연구는 단순히 이론적 호기심을 충족시킨 것을 넘어, 현재 폭발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는 양자 컴퓨팅 기술의 근간이 되었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발견이 “정보 기술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자나 원자처럼 아주 작은 입자들이 따르는 물리 법칙을 양자역학이라 함. 이 세계에서는 입자가 한곳에만 있지 않고 여러 상태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으며, 때로는 벽을 뚫고 지나가는 ‘터널링’ 현상도 발생함. 세 수상자는 이런 비현실적인 현상이 거시적 전기회로에서도 실제로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준 공로로 수상
2025년 노벨 화학상은 기타가와 스스무, 리처드 롭슨, 오마르 M. 야기 세 과학자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은 새로운 물질인 금속-유기 골격체(MOFs)의 설계와 합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MOFs는 금속 이온과 유기 리간드가 3차원 구조로 결합해 형성된 다공성 결정체다. 가스 저장, 촉매, 분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탄소 포집 및 저장, 수소 에너지 저장 등 친환경 에너지 기술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연구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물질 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제 과학 분야의 발표가 마무리되고, 전 세계는 노벨 문학상과 노벨 평화상 수상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월 9일 문학상, 10일 평화상, 그리고 13일 경제학상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참고로 후보자 정보는 공식적으로 50년간 비공개되기 때문에 확증할 만한 자료는 없고, 언론·서점 배당·도박 시장 등이 추정한 인물들이 오르내리는 수준이다.
문학상 부문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 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 찬쉐 등 오랫동안 거론돼 온 거장들과 함께, 중남미·아시아권의 신진 작가들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 문학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평화상 부문에서는 전쟁 종식, 인권 수호, 기후위기 대응 등 국제 질서 변화를 반영한 개인과 단체가 주목받고 있으며, 인권 운동가와 난민 지원 단체, 환경 보호 조직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경제학상 부문에서는 제도와 성장의 관계를 분석한 다론 아세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 거시경제와 정책 설계를 연구한 마이클 우드퍼드, 데이터경제학을 개척한 수전 에이시 등 세계 경제의 구조 변화를 이론적으로 규명한 학자들이 주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2024년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지만 과학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기초 과학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가 잇따르고 있어 노벨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재 한국 과학계에서는 김빛내리(분자생물학·마이크로RNA 연구), 신의철(면역학·T세포 연구), 고규영(혈관·림프관 생물학 연구)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과학자들이 활약하고 있으며, 유전체 연구·신물질 개발·면역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다만 노벨상은 발견의 시점부터 수상까지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근 10~20년간 꾸준히 축적된 한국 과학자들의 연구 역량이 앞으로 수년 내에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기 성과 위주의 연구 평가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초 연구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또한, 세계적 석학들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 연구와 국내 과학 생태계의 다양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