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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Jan 01. 2017

말레이시아의 팜 밀(palm mill)

말레이시아 경제를 움직이는 엔진

터키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회교 국가를 업무상 출장으로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말레이시아, 회교 국가이면서 개방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만나는 사람들은 유쾌하고 의욕적이었다. 어떤 분위기 일지 기대가 컸다.


말레이시아의 농업 GDP는 8.4%(2015)로 우리나라 농업(2.3%)에 비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비교적 크다. 팜오일(Palm Oil)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팜오일 수출량은 44%로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좀 더 세분하여 유지(oil)와 지방(fat)으로 구분하면 전 세계 생산량의 12%, 수출량의 27%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팜오일 수출 대국이다.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 당연히 팜 농장과 팜 밀, 그리고 그 연관산업에 관심이 갔다.


말레이시아의 팜밀(Palm mill)


말레이시아의 팜유 공장(palm mill), 우리나라의 정유공장에 비하면 소기업 정도에 불과하지만, 가족기업이라 하기엔 그 규모가 좀 컸다. 말레이시아 전역에 이런 팜 밀이 400여 개 있다고 하니 또 놀랍다. 말레이시아의 미래를 밝게 하는 산업 중 하나다. 이런 소규모 팜밀에서 모아진 팜유는 다시 거대한 팜 리파이너리(palm refinery)로 모아진다. 팜 리파이너리에서는 다양한 지방산을 분리하여 식품과 산업원료로 만들어 낸다. 농장에서부터 모아진 팜유는 말레이아 산업을 움직이는 엔진이다.


물과 연료 탱크


또한 전국에 산재한 작은 팜 밀은 지역경제의 중심이다. 수많은 노동자들의 일터이고 수많은 팜 농장의 후방산업이다. 말레이시아의 농촌은 팜 밀이 있어서 그나마 풍족하게 살아갈 수 있다.


개별 팜 농장에서 팜송이들이 트럭에 실려 팜밀로 모아진다.


팜송이들이 작은 트럭에 실려 팜밀로 모아진다.


팜송이의 팜들은 손가락으로 누르면 기름이 바로 터져나올 것 같다.


각 농장으로부터 실려온 팜송이들은 공장 옆에 있는 야적장에 쌓는다. 이 팜송이들을 수확하기 위해 농민들은 땡볕에서 땀을 흘렸을 것이다. 이 팜 밀의 주인은 중국계 말레이시아 인이었다. 팜 밀에 팜을 가져오는 농장은 말레이 인들이 소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도 농장에서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베트남, 인도 등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농장으로부터 모아진 팜송이들이 착유공정에 들어가길 기다리고 있다.
생산된 팜오일은 유조차에 실려 다시 팜리파이너리로 이송된다. 저울위에서 계량 중에 있다.


팜 나무는 18-20년 정도까지 팜을 수확한다. 처음에는 이렇게 땅에 붙어 있어서 수확하기 쉽지만, 점점 더 키가 자라면서 야자나무처럼 커진다. 그때가 되면 수확하려면 나무 위로 올라가야 한다.


어린 수령의 팜나무


이 팜 밀을 방문한 이유는 팜유 폐기물을 이용해 유기질비료를 만든다고 해서였다. 말레시아의 기술사업화 체계를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말레이시아 농업연구청(MARDI)에서 개발된 기술이 어떻게 현장으로 이전되고 상품화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현장 방문이었다. 폐기물을 이용한 퇴비 생산은 내 전공분야와도 가까워서 더 관심이 갔다.


넓은 팜농장을 카메라에 담을 수는 없다. 다행히 자동차가 다리위를 지날 때 그 넓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팜 농장은 바다보다 더 넓은 듯했다. 우리가 방문한 팜 밀에 이르는 몇 시간 동안 팜 나무들만 본 듯했다. 아마도 그 옛날 이 곳에는 야생의 나무들이 자라는 밀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말레이시아 경제를 떠 받치는 팜농장으로 변했다. 말레이시아, 농업이라는 탄탄한 1차 산업 위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팜 농자에서부터 팜 리파이너리까지, 말레이시아 산업은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회교 국가이지만 넓은 문화적  포용력을 가진 나라이다. 사람들은 활기차고 개방적이었다. 그 역동성과 개방성 덕분에 회교국가로 진출하고 싶은 국가들은 가장 먼저 말레이시아로 온다. 말레이시아 스스로도 회교국가로 향하는 관문(gateway)이 되고자 하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그 포용력이 빛을 발하는 동안 말레이시아는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다.



* 여기서 발생한 폐기물은 유기질비료가 됩니다. 다른 글 "팜밀에서 생산되는 유기질비료"에 소개를 했습니다. 사실 이걸 먼저 쓰려고 했는 데 많이 늦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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