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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Mar 09. 2017

임계점, 질적 전환이 시작되는 점

임계점(臨界點, Critical point), 상변화(相變化)가 일어나기 직전의 한계점을 말한다. 물리학에서는 어떤 상태가 지속되는 최대 온도와 압력을 가리킨다. 이 점을 넘어서면 기체는 액체로, 액체는 고체로, 액체능 기체로 상변화가 일어난다. 다른 말로 하면 이 점을 넘어서지 않으면 상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샤오미(Xiaomi)의 첫 드론(Mi Drone)을 사용한 지 벌써 한 달이 넘어섰다. 결론적으로 비행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그렇지만 카메라는 많이 아쉬웠다. 훌륭한 만듦새, 바람에도 잘 견디는 안정적인 비행성능, 그렇지만 어디인지 모르게 초보자를 위한 드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할 필요가 없을 만큼 단순하면서도 쉬운 조작성, 금새 익숙해지고 금새 지루해졌다.


봄이 다가올수록 좋은 카메라의 필요성은 커져만 갔다.


샤오미 미드론, 시마 5HW, 초소형 장난감 드론, DJI 팬텀 4 pro


샤오미의 입문자용 드론을 사용해보고 또 DJI 프로급 드론도 사용해보면서 한 가지는 깨달았다. 물건의 본질은 결국 어떤 경험을 주느냐인 것이란 걸.  몇 종의 드론을 써보면서 드론의 하드웨어 기술은 어느 정도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느껴졌다.


청송의 삼자현재


바야흐로 하드웨어의 성능이 어느 정도 한계에 다다라 질적 변화를 초래할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는 듯 했다. 이제 경험을 재정의할 때가 온 것이다.



나에게 드론은 카메라를 높이 띄우는 장치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드레날린을 쏟아나게 하는 기구일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고된 농사일을 대신하는 효자일 게다.


어느 한 기술이 발전하여 임계점에 도달하면 기술은 사라지고 경험만 남는 시점이 온다.


청송군 안덕면에 위치한 방호정, 꽃피는 계절이 오면 그림같은 풍경이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 광고에서 아이폰의 성능을 자랑하지는 않았다. 그는 아이폰이 어떤 경험을 제공해 줄 것인지 보여주었다. 아이폰으로 만들어 갈 경험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 영향인지는 몰라도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에게 아이폰은 또 하나의 스마트폰이 아니다. 아이폰은 소중한 경험을 만들어 주는 매개체로 우리들 삶 속에 녹아든다.


반면에 삼성과 LG는 그들이 줄 수 있는 성능에 집중했다. 한 때는 그게 먹혀들었지만 하드웨어 성능은 결국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수단일 뿐이다. 기술이 임계점에 다다르면 성능이 아무리 높아져도 경험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차이나는 경험을 만드는 것, 이 분야에서 성패는 애시당초 결정되었는지도 모른다.


영덕의 삼사해상공원에서 바라 본 강구항, 샤오미 드론은 카메라가 아쉽다.



드론, 기본적으로 비행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는 규제 때문인지는 몰라도 드론이라는 장치를 산업적으로 생산하는 데는 실패했다. DJI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니 말이다. 3DR을 비롯한 서구 기업들은 경쟁을 포기하기에 이르렀고, 우리는 변변한 시도조차 못했다.


그렇지만 새로운 경험을 만드는 데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미래를 생각한다면 드론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다면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


우리의 상상력으로 새로운 임계점까지 드론이 주는 경험을 만들어 가면 어떨까. 다시 창의적인 도전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한류가 우리가 카메라를 잘만들어서는 아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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