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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Nov 10. 2022

백락을 기다리며 허송하다

오늘 아침은 이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세유백락, 연후유천리마(世有伯樂, 然後有千里馬). 세상에 백락이 있은 연후에야 천리마가 있다." 이 이야기는 당송팔대가 중에 한 사람이었다는 당나라 시인 한유의 잡설에 있는 '세유백락연후유천리마(世有伯樂然後有千里馬)'란 시구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자기의 진면목을 알아줄 수 있는 이가 없으면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말도 필부의 수레나 끌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처음 이 문장을 대했을 때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꼈던 것처럼 가슴에 와닿았다. 나의 이 비루한 처지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 때문일 것이다. 나 스스로도 나를 천리마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헛웃음만 나왔다.


<중국화가 마경운의 백락마상도>


한유의 탄식을 들어 보면 세상에 천리마는 많이 있지만 이를 알아보는 식견을 가진 리더가 없음을 안타까워함을 알 수 있다. 왕조시대에 선택받지 못한 수많은 서생들이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읊었을만하다는 생각이 바람결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과연 천리마일까? 먹는 게 배부르지 않고 다른 이와 같아지려 해도 같아지지 않는 것을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다른 모두가 같이 느끼는 감정일 뿐이란 걸 나이 든 이제서야 깨닫게 된다. 나의 욕심이 갈증을 만들어 내고, 자만심이 다른 이와 어울리기 어렵게 할 뿐이란 걸....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백락을 만나길 원한다. 나를 천리마로 알아줄 백락을 어디에서 만날 수 있을까? 불혹이 훌쩍 넘긴 지금에서야 깨닫게 된다. 천리마가 자신이듯 백락 역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이태백이 낚시만 하며 기다렸는데 당태종이 찾아오진 않았을 것이고, 제갈공명이 유비를 만났기 때문에 위대해진 것도 아닐 것이다. 그들은 모두 천리마로 태어나 부지런히 달렸던 사람들이었고, 그 재능이 난세와  잘 어울렸을 뿐이다. 지금에서야 깨 닫는다. 난 그들만큼 치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아래는 한유의 시구 전체를 나타냈다.


世有伯樂(세유백락) : 세상에 백락이 있어야

然後有千里馬(연후유천리마) : 그러한 뒤에야 천리마가 있다

千里馬常有(천리마상유) : 천리마는 항상 있다

而伯樂不常有(이백락불상유) : 그러나 백락 같은 사람은 늘 있는 것은 아니다

故雖有名馬(고수유명마) : 그러므로 비록 명마가 있어도

秪辱於奴隸人之手(지욕어노예인지수) : 다만 노예의 손에서

騈死於槽櫪之閒(병사어조력지한) : 욕이나 당하며 마구간에서 평범한 말들과 같이 죽어간다

不以千里稱也(불이천리칭야) : 그래서 천리마라 불리어지지 못한다

馬之千里者(마지천리자) : 천리마는

一食或盡粟一石(일식혹진속일석) : 한번 먹음에 간혹 곡신 한 섬을 먹어치운다

食馬者不知其能千里而食也(사마자부지기능천리이사야) : 말을 먹이는 사람은 그것이 천리를 능이 달릴 수 있어 먹게 됨을 알지 못한다.

是馬雖有千里之能(시마수유천리지능) : 이 말이 비록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능력이 있어도

食不飽力不足(식불포력부족) : 먹는 것이 배부르지 않으면

才美不外見(재미불외현) : 그래서 재능의 훌륭함이 밖에 드러나지 못한다.

且欲與常馬等(차욕여상마등) : 또 다른 보통 말과 같아지려고 해도

不可得(불가득) : 그렇게 될 수가 없으니

安求其能千里也(안구기능천리야) : 어찌 하루에 천리를 달 수 있기를 바라겠는가!

策之不以其道(책지불이기도) : 채찍질을 함에서도 도로써 하지 않고

食之不能盡其材(사지불능진기재) : 먹이를 먹여도 재능을 다 발휘하게 하지 않고

鳴之不能通其意(명지불능통기의) : 울어도 그 뜻을 알아주지 못하고서

執策而臨之曰(집책이림지왈) : 채찍을 잡고 말에 다가가서 말하기를

天下無良馬(천하무량마) : 세상에 좋은 말이 없다

嗚呼其眞無馬耶(오호기진무마야) : 아! 정말로 말이 없는 것일까

其眞不識馬耶(기진불식마야) : 사실은 말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인가



* 인터넷 검색에서 가져왔지만 원 출처를 찾기가 쉽지 않아 표기를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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