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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Nov 16. 2017

Lao와 Laos, 어떻게 다를까?

라오스(Laos), 우리는 이렇게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나라의 공식 명칭은 Lao PDR이다. 그럼 라오(Lao)와 라오스(Laos)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어떻게 부르는 게 올바른 표현일까? 


사실 라오스란 나라 이름을 말할 때 Lao를 사용하던, Laos를 사용하던 일반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둘 다 같은 라오스라고 이해한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Lao PDR(People;s Democratic Republic)이라고 쓴다. 즉 대부분의 공식 문서에는 이렇게 라오(Lao 또는 Lao PDR)라고 적는다. 그리고 라오스 사람들도 그들을 라오인(Laotian)이라 칭한다. 


라오스의 국화인 독참마, 참파꽃(블루메리아)


그럼 라오스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이것은 전적으로 프랑스어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기(misspelling)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프랑스는 1950년대부터 1975년 라오스가 독립하기 전까지 이 나라를 식민 통치했다. 지금도 이 나라 거리 명칭부터 그 시절의 흔적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식민지 왕정 시절 라오스의 수도는 루앙 프라방이었다. 그곳에 왕이 살고 있었고, 식민통치를 위해 이주한 수많은 프랑스 인들이 살았다. 비엔티안이 동남아 풍의 신도시라면 루앙 프라방은 조금 더 유럽스러운 도시이다. 루앙 프라방에는 식민지 시절 만들어진 프랑스 풍 건물과 거리가 그대로 남아 있다. 프랑스에서 식민지 시절 도시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재정 지원을 하고 있고, 동남아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한 유럽풍의 작은 도시는 유럽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루앙 프라방은 또한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World Heritage)으로 지정한 도시이기도 하다. 아마도 유럽 사람들 눈에는 동양에 있는 작은 도시가 유럽풍을 하고 있는 게 좋게 보였는 모양이다. 사실 유네스코는 프랑스인들의 입김이 센 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남의 나라 국명을 (Lao를 Laos로 적는) 틀리게 적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어떻게 일어났을까? 프랑스 식민지 시절 공식적인 국가 명칭은 "Kingdom of Lao"였다. 이 국가 명칭이 프랑스어로 옮겨지면서 "Royaume Du Laos"가 되었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대해 서구 사회에서도 약간의 논란이 있은 듯하다. 한 가지 가설 중 하나는 Lao라는 말을 들었던 프랑스 공무원이 술이 취했거나, 아니면 그 당시의 루앙 프라방 악센트가 라오스처럼 들렸을 것이라고 추정할 따름이다. 


1975년 라오 왕국은 베트남 전쟁이 끝이 남과 함께 막을 내리고, 평화적으로 Lao PDR이 수립되었다. 물론 왕족의 운명까지 평화롭진 않았다. 라오스어 공식 명칭은 "Sathalanalat Paxathipatai Paxaxon Lao"이다. 


라오스가 공산화되면서 우리나라와는 국교가 끊어졌고, 자유세계는 공산화 도미노에 대한 공포가 몰려들기도 했었다. 우리나라와 라오스 간에는 1990년대가 되어서야 다시 수교가 이루어져 대사가 파견되었다. 


라오스 지도


베트남 전쟁 중 라오스에도 엄청난 양의 폭격이 이루어졌다. 태국에 있는 공군기지와 항공모함에서 출동한 폭격기들이 엄청난 양의 폭탄을 베트남-라오스 국경에 쏟아부었다. 라오스 국민 1인당 1톤의 폭탄이 돌아갈 정도의 양이었다고 하니..... 지금도 폭격의 흔적과 불발탄(UXO)에 의한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그 당시 라오스의 소수 민족 중 하나인 몽족(한국인이나 중국인과 많이 닮았다)은 미군 측에 협력했는데, 그 때문에 전쟁이 끝난 후 상당 수가 미국으로 망명을 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사람들도 지독한 차별에 시달려야 했다. 차별에 분노한 몽족들의 테러가 심심찮게 일어났고 결국은 정치적 타협을 이뤄 국회의장 자리를 몽족에게 양보하고 평화협정이 맺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몽족들은 대부분 산악지역에 살고 있고, 이 사회에는 아직도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는 듯하다.


어쨌든 라오스라고 부르던 라오라고 부르던 어느 쪽이든 여기 라오스에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라오(Lao)라고 듣는다. 가끔씩 이런 어이없는 일들도 생기는 세계에 대해 조금의 경의만 필요할 뿐이다. 라오스 사람들의 똘레랑스가 놀랍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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