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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Feb 19. 2019

농업용 플라스틱

그리고 Plasticulture

플라스틱 없는 농업을 상상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쉽지 않다. 단언컨데 플라스틱 없는 농업은 가능하지 않다. 식량작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작물 재배는 플라스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사용함으로써 작물의 생산량을 높였을 뿐 아니라 품질까지 향상했다. 믿기지 않겠지만 작물생산에 따른 생태적 영향(ecological footprint)도 줄였다.


농업 플라스틱 하면 아마도 비닐하우스 정도를 먼저 떠올릴지도 모른다. 이 플라스틱 덕분에 겨울에도 딸기를 먹을 수 있고, 삼겹살을 먹을 때는 계절에 상관없이 들깻잎과 상추에 싸 먹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종자에 의한 녹색혁명에 이어, 1980년대부터 시작된 백색혁명의 주역이기도 했다.


농업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폴리올레핀(polyolefin), 폴리에틸렌( polyethylene, PE),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 Ethylene-Vinyl Accetate Copolymer(EVA), PVC, 그렇게 많이 사용되지는 않지만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 PC)와 poly-methyl-methacrylate (PMMA)도 사용된다.




다양한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덕분에 우리는 농사를 지을 때 필요한 물 사용을 줄일 수 있고, 건조한 지역에서도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 플라스틱을 활용한 관수 파이프를 이용하여 물과 양분이 낭비되는 것을 막는다. 또 플라스틱 저수지를 만들어 빗물을 저장할 수도 있다. 비닐멀칭이나 비닐하우스 등 닫힌 공간에 농약을 살포하면 약효가 잘 나타나고, 또 밖으로 농약이 휘산 되는 것도 막아 준다.


농업에 사용된 플라스틱은 대개는 회수되어 재활용된다. 물론 선진국들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재활용을 위해 수거된 플라스틱은 세척 후에 펠릿으로 만든 후 가구 등 다양한 용도로 재활용된다. 재활용하기 어려운 것은 연소시켜 열에너지로 회수되거나 매립되어 폐기된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농업용 플라스틱의 대부분은 매립된다. 농사에 필요한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여 준 숨은 일꾼 플라스틱의 일생은 이렇게 끝이 난다.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용도


1. 온실


하우스는 우리나라 농촌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대도시 주변 농촌에는 대단위 하우스단지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비닐하우스는 작물이 자라는 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온도를 올려주고 수분의 과도한 증발을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덕분에 외부의 온도나 조건에 상관없이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사계절 신선한 채소를 볼 수 있는 건 상당 부분 이 플라스틱이라는 물질 덕분이다.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되는 멜론



2. 터널 재배


온실과 유사한 역할을 하지만 단순하고 크기가 작다.  수박이나 참외, 고추, 아스파라거스 같은 작물이 이런 방식으로 잘 재배되곤 한다. 예전에는 벼 육묘도 이런 곳에서 했었다. 미니 비닐하우스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지주를 세우고 작업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하지만 늘어나는 수확량과 수확시기를 당길 수 있어 선호된다.


비가림 재배로 재배되고 있는 수박 (출처 : 농진청)


3. 멀칭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밭고랑을 플라스틱 필름으로 덮어 수분 증발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식물 뿌리의 온도를 올려 주어 생육을 촉진할 뿐 아니라 잡초 발생을 억제하여 작물과 양분 및 수분 경쟁을 방지하기도 한다. 비닐 멀칭이 없다면 수확량은 도대체 얼마나 떨어질까? 요즘은 멀칭 하지 않는 재배를 보기가 오히려 어렵다  


비닐 멀칭 후 고추농사를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


4. 사일리지(Silage)


요즘은 축산이 벼 보다 더 크게 성장했다. 예전  같으면 토양을 좋게 하기 위해 볏짚을 토양으로 다시 돌려보낼 것을 권장했지만 요즘은 대부분의 볏짚은 플라스틱에 싸서 보관하며 가축의 먹이로 사용한다. 가을 추수가 끝이 나면 공룡알 같은 것이 논 중간중간에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사일리지(silage)라 하는데 플라스틱으로 포장하면 1년 정도 보관할 수 있다.



5. 기타 용도

벼 수확 후 사일리지로 만들어진 볏짚


이외에도 농업분야에서는 다양한 용도로 플라스틱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작물의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 농작업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박스, 농약살포나 관개에 사용되는 자재들, 그늘을 만드는 부직포 등 정말 다양한 용도로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물론 이외에도 완효성 비료나 농약에도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스프링쿨러(좌), 플라스틱 파이프에 의한 관수방식(우)



플라스틱의 장단점


<장점>
1. 이미 설명했지만 작물 수량을 높인다. 아래에 설명하는 여러 효과들의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2. 물사용량을 감소시킨다. 대개는 30-40% 정도 더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농약과 비료의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
3. 생산되는 작물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어떤 자료에서는 이로 인해 농업 GDP를 4% 증가시킨다는 자료도 있다.


<단점>
4. 토양과 대기 사이 공기 흐름을 차단하여 토양공극을 파괴한다.
5. 토양미생물 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6. 결론적으로 토양의 비옥도를 떨어 뜨린다.
7. 폐기되거나 버려진 플라스틱은 결국 푸드체인(food chain)에 유입된다. 요즘 문제가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의 원인물질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플라스틱 없는 농업을 상상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지금은 대안이 없다. 이렇게 유용한 플라스틱이지만 다 좋을 수는 없는 법, 플라스틱은 그 유용한 특성, 불투수성과 내분해성 등, 으로 인해 환경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다음에는 그 플라스틱이 만들어 내는 문제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볼까 한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요즈음 플라스틱이 하도 이슈가 되니 그 문제를 돌아보기 위해서이다.


농업에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이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마냥 대책 없이 사용할 수도 없다. 특히 완효성 비료와 농약 등 플라스틱이 사용된 농자재는 최근 유럽에서 사용금지 논의가 나오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플라스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 참고 : Plastic in agriculture application   and Plastics in Agriculture is it Carcinoge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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