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점점 더 고기를 더 많이 먹는다. 인구도 늘어나고 소득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나 가난하고 인구도 많았던 나라들 - 중국, 인도, 베트남 등 - 에서 빠르게 소득이 늘어나면서 육류 소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50년이면 육류 제품의 소비가 지금에 비해 60-70%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난한 사람들이 줄어들고 단백질 소비가 늘어나면서 영양 균형이 잡혀가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한데 이런 현상을 마냥 좋게만 바라볼 수는 없다. 지구가 과연 견딜 수 있을까, 라는 우려가 한편에서 드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축산은 엄청난 자원을 소모하는 산업이다. 우리가 곡물을 소비하는 것에 비해 작게는 2~10배까지 더 많은 자원을 소모한다. 이미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1/3은 동물들이 먹고 있다. 소가 풀만 먹는 게 아니다. 바다에서 잡히는 어류의 상당 부분도 동물 사료로 사용된다.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곡물을 놓고 동물과 경쟁하기도 하고 자동차 연료와도 다투어야 한다. 결국 축산물의 소비가 늘어나려면 생산이 늘어야 하고, 축산물의 생산이 늘려면 사료의 생산도 따라서 늘어야 한다.
축산을 위해서는 소가 먹는 풀의 양도 늘어야 하지만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단백질 원 역시 늘어야 한다. 그런데 동물이 먹는 단백질의 대부분은 곡물, 콩 및 어분으로부터 얻어진다. 특히 단백질의 공급이 중요하다. 동물들도 양질의 단백질과 균형 잡힌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하면 성장이 느려진다. 이는 축산업의 효율이 떨어지고 결국 늘어나는 축산물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이미 곡물 생산량의 증가는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고, 동물사료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증가하는 인구와 바이오 연료 등과 경쟁해야만 한다. 더 큰 문제는 단백질 공급원이다. 바다의 물고기들은 이미 고갈 위험에 처해있고, 콩의 생산비도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축산의 미래는 결국 이런 제한 요소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존에 동물사료의 단백질 원으로 사용되는 콩(soymeal)과 어분(fishmeal)의 조달 비용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더군다나 미래에는 이마저도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다. 대안으로 곤충이 제시되고 있다. 영화 <설국열차>처럼 곤충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아직은 알 수 없다.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곤충의 대량 사육과 이를 활용하기 위한 사료 및 식품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대량사육 시스템과 질병제어 기술이 어느 정도 발전하느냐가 산업적인 성공을 가름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
최근 곤충이 사료산업의 파트너로 가능할지에 대한 광범위한 리뷰 연구가 발표되었다. 검은병정파리유충, 집파리 유충, 갈색거저리, 메뚜기와 귀뚜라미, 누에 등이 후보군으로 선정되었고, 이들 곤충들이 콩과 어분을 대체해서 돼지, 물고기 양식, 가금, 반추동물의 단백질 원으로 사용이 가능할지를 검토했다.
곤충의 조단백 함량은 42-63%으로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방은 최대 36% (oil)였는 데, 이를 추출하면 바이오디젤의 연료로 사용 가능할 것이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은 집파리의 유충, 갈색거저리, 집 귀뚜라미에서 높은 수준(60-70%)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검은병정파리 유충의 불포화 지방산 함량은 19-37%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이 연구에서는 곤충 사료가 25-100%의 콩 및 어류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결론지었다. 곤충 사료에서는 칼슘(Ca)이 공통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곤충을 활용할 경우에는 칼슘을 추가적으로 보충하는 게 필요할 것으로 제안되었다. 또한 누에를 제외하고는 메사이오닌과 라이신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보충하면 콩과 어류 단백질의 대체비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곤충이 기존의 콩과 어류에 비해 유리한 점은 뭘까? 이것은 곤충 그 자체에 답이 있다. 곤충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생육에 따른 환경부하가 적다. 즉 지구라는 환경에 최적화된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검은병정파리 유충은 닭과 돼지의 사료로 사용되는 콩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아미노산 비율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곤충이 사료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주었다. 파리 유충을 양계용 사료로 사용할 경우 아무런 영향 없이 50% 이상 대체가 가능한 것으로 나왔으며, 육계의 경우는 10% 정도가 대체 가능했다. 메뚜기를 육계에 사용할 경우 항산화 기능 강화, 단백질의 증가와 콜레스테롤의 감소, 생존능력 향상 등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누에는 반추위 내의 부패를 낮추어 소 사육에 유리하게 작용하였다. 누에 단백질이 소 사육에 사용되는 땅콩 케이크의 33%를 대체 가능했으며, 돼지의 경우에는 콩과 어분을 100% 대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곤충 사료의 경우 필수 아미노산 함량은 우수한 편이다. 누에와 검은병정파리유충의 아미노산 수준은 콩이나 어분에 비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미노산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 단일 곤충을 사용하는 것보다 여러 곤충들을 혼합하면 콩 단백질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닭의 부화를 위해 필수적인 아르기닌의 수준은 대부분의 곤충에서 콩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양계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르기닌을 보충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출 수 있어야
곤충이 대안으로의 가능성은 일찍이 인정받아 왔지만 이를 대량 생산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를 위해서는 비용 효율적으로 곤충을 사육할 수 있는 대규모 산업 시설이 필요하다. <설국열차>처럼 체계화된 사육시스템의 개발이 우선되어야 한다. 곤충을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사육관리를 위한 제도적 틀도 만들어야 하고, 위생과 안전에 대한 절차도 다듬어야 한다. 사육 폐기물(bio-waste)의 처리방법, 질병의 통제방법, 중금속과 농약 등 수많은 해결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끝으로 단순한 가능성만 말할게 아니라 전과정평가와 같은 방법을 이용해서 곤충을 단백질원으로 활용함으로 진정한 환경적인 이득이 있을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평가도 필요하다.
곤충은 엄청난 포텐셜이 있지만 이를 산업적으로 성공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분명한 것은 이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성공적인 기업이 출현할 것이고, 이 기업이 미래의 축산업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축산업은 이미 새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고, 이를 해결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늘어나는 수요와 자연자원 고갈이라는 위기를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창조적인 대안이 필요할 때이다. 그리고 과감한 투자도 필요할 때이다.
State-of-the-art on use of insects as animal feed, Animal Feed Science and Technology (November 2014 Volume 197, Pages 1–33)
Insect meals could replace up to 100% of conventional protein source in animal feeds, say researchers (http://www.feednavigator.com)
<Source: Ag Cycles: A Crop Marketing Perspective By Chad Hart/Iowa State>. http://www.bigpictureagriculture.com/에서 재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