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혁명의 주역 플라스틱의 미래
플라스틱이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누구도 이이를 제기하지 않는다. 세계는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꿈꾼다. 우리는 플라스틱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을까?
농업 역시 플라스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전 글(농업용 플라스틱)에 이어 농업용 플라스틱에 대해 좀 더 깊이 다뤄보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플라스틱을 수출하는 나라이다. 플라스틱 원료 기준으로 21백만 톤을 생산했다. 이중 국내 사용량(수입 포함)은 11백만 톤이다(한국석유화학협회, 2017)(1). 나머지는 당연히 수출을 했다. 국제문제로 비화된 플라스틱 오염에서 우리나라도 자유롭기는 어렵다.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통계를 살펴보면 약간 다른 경향을 보여준다. 국내 플라스틱(합성고분자 화합물) 폐기물 발생량은 1,006만 톤이었으며, 이 중 생활폐기물은 516만 톤으로 51.2% 였으며, 사업장 폐기물이 437만 톤(43%)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폐기물의 49%는 재활용되었고, 20% 정도는 소각, 10% 정도는 매립되었다.
[표 1] 국내 플라스틱(합성고분자 화합물)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2016년 기준)
합성수지는 주로 사업장에서 사용된다. 폐합성수지류의 플라스틱은 년간 710만 톤 정도가 발생하며 , 60% 정도가 재활용되고 34% 정도가 소각된다. 그 나머지인 5% 정도는 매립된다.
[표 2] 국내 플라스틱(합성수지)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2016년 기준)
사용량에 비해 폐기물 발생량이 더 큰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인 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참고한 자료가 달라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플라스틱 원료와 첨가제 등이 들어간 제품과 비교라서 수치에서 차이가 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럼 농업용으로는 얼마나 사용되었을까? 사실 이 통계를 찾으면 좋았겠지만 얼마나 사용되었는지는 찾지 못했다. 그렇지만 얼마나 폐기되었는지는 환경부 통계에 잡힌다.
농업용은 플라스틱은 매년 31만 톤 정도가 발생된다. 전체 플라스틱 폐기량의 1.8%가 농업에서 발생한다. 우리 생각과는 달리 농업에서 사용되는 양은 크리 많지 않다. 이중 20만 톤(약 63%) 가량이 수거되었고, 재활용은 발생량 대비 절반이 조금 넘는 55%였다. 양이 크지 않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
[표 1] 2017년 영농 폐비닐 발생량 (KOSIS 국가통계포털))
농업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멀칭용 비닐이다. 2017년에 발생한 31만 톤의 농업용 플라스틱 폐기물 중 멀칭용은 14.7만 톤으로 47% 정도를 차지했다. 이어서 HDPE-주로 피복용으로 사용된다-가 10만 톤으로 33% 정도를 차지했다. 이어서 하우스용 비닐이 5.4만 톤으로 17%를 차지했다(2).
그럼 농업분야에서는 플라스틱 사용량이 줄일 수 있을까? 농업용 필름 시장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오히려 더 늘어날 것 같다. 농업용 필름 세계 시장은 연평균 7%대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고, 국내 시장도 연평균 6%의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3).
이런 성장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지만 플라스틱 없는 농업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다른 어떤 대안이 가능할까?
필자 개인적으로 한 때는 전분을 첨가한 생분해성 필름을 만드는 연구과제를 수행을 한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값싼 비닐을 대체하려는 어떤 시도도 아직 상업적으로 성공하진 못했다. 환경에서 잘분해된는 값비싼 플라스틱 보다 오히려 더 튼튼하게 만들어서 수거를 용이하게 하는 게 대안이 아닐까,라는 의견도 현장에선 들린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플라스틱의 특성상 매립이나 소각이 된다하더라도 폐기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그에 따른 환경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밭에서 수거되지 않고 버려지는 비닐도 있고, 농약병이나 농약봉지 등 포장지로 사용되는 양도 엄청나다. 분명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지만 다른 면도 봐야 한다.
농업용 필름은 토양의 침식을 방지하고 잡초의 성장을 억제한다. 또한 농사에 투입된 비료 성분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 수질을 오염시키는 걸 방지하기도 한다. 밭에 까는 비닐 덕분에 제초제 사용량도 줄어든다. 비닐이 없다면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이렇듯 농업에서 비닐은 없어서는 안 될 자재이다. 미래 농업에도 플라스틱은 여전히 중요한 농자재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버려지는 플라스틱에 의해 초래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문제를 좀 더 좁혀서 볼 수는 없을까?
플라스틱이 문제가 아니라 환경에서 수거되지 않고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문제이다.
농업에서 플라스틱을 포기할 수 없다면,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는 노력은 우리 모두가 해야 하는 일이다. 농엽 현장에서 멀칭용 등으로 사용한 비닐은 반드시 수거해서 공동처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농약병 등 플라스틱류도 마을별로 마련된 수거함에 돌려주는 철저함도 필요하다.
정부 역시 수거된 플라스틱을 제때 회수하고 제대로 처리하는 게 필요하다. 이 역시 어려운 과제이지만 우리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숙제이다. 이런 노력이 우리의 농업을 좀 더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만드는 바탕이 될 것이다.
(1) 국내외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현황 및 해결방안(2018년). 한국환경산업기술원.
(2) 영농폐기물조사(2018년), 한국환경공단.
(3) 농업용 필름 시장 - 연구개발특구기술 글로벌 시장 동향 보고서(2018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