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은 우리가 섭취하는 영양소 중 가장 중요한 성분으로 일반식은 CH2O로 표현된다. 그래서 한때는 수화된 탄소(hydrated carbon)로 표현되기도 하였으나 화학구조는 물의 원자배열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어서 관련이 없다.
탄수화물은 전분(starch)과 셀룰로스(cellulose)가 주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두 성분은 모두 거대분자(macromolecules)로 분류되는데 분자량은 수백에서 수천에 이른다. 또한 이들 두 성분은 모두 폴리머(polymer)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폴리머는 모노머(monomer)라 불리는 단분자가 연속적으로 고리형태로 결합된 것을 말한다. 그래서 다당류(polysaccharides)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분과 셀룰로스를 구성하는 모노머는 모두 동일하게 당의 일종인 글루코스(glucose, 포도당)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흔한 3가지 당의 화학적 조성은 C6H12O6 로 모두 동일하다. 이들 3가지 당은 탄소수가 여섯 개여서 육탄당(hexose)으로 불린다. 아래 그림은 화학적인 결합 형태를 도식화한 것이다. 자세한 6탄당(hexose)의 종류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6탄당에는 glucose(포도당), galactose, fructose가 있는데 각각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glucose, "blood sugar", 세포의 호흡에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에너지원으로 혈액 속을 따라 에너지가 필요한 각 세포에 흡수되어 이용된다. 우리가 혈당(blood sugar)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glusoce(포도당)이다.
galactose, 우유나 요구르트에 존재하는 당이다.
fructose, 벌꿀에 존재하는 당이다. 과당이라고도 불리며 설탕보다 단맛이 6배 정도 강하다.
이들 세 가지 단당류가 모두 동일한 분자식 (C6H12O6)을 가지고 있지만 원자의 배열은 서로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를 구조적 이성질체(structural isomer)라고 부른다. Glucose, galactose, fructose는 독립적인 분자 형태로 존재할 때 단당류라고 부르는데, 이들 분자가 서로 결합하여 2 분자가 연결된 형태로 존재할 때 이를 이당류(disaccharides)라고 한다.
단당류를 벽돌로 비유하면 이를 두장 겹쳐 놓은 것을 이당류, 그 이상의 숫자를 겹쳐 놓은 것을 다당류라고 부른다. 이들 당(sugar)들이 어떤 형태로 존재하느냐에 따라서 바로 에너지원이 되기도 하고(포도당), 또는 저장성을 가지는 전분이 되기도 하고, 식물의 껍질을 구성하는 셀룰로스가 되기도 한다. 이들은 분자 간 결합에서의 약간의 차이만 존재한다.
이당류는 모노머인 단당류가 2개 결합한 형태를 말하는데, 가장 일반적인 3가지 이당류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sucrose, 설탕을 말한다. glucose+fructose가 결합한 형태이다.
lactose, 우유에 존재하는 주요 당분이다. glucose+ galactose가 결합한 형태이다.
maltose, 전분을 분해하여 만든다. glucose+glucose가 결합한 형태이다.
이들 두 모노머의 결합 형태가 복잡한 듯 하지만 한 단당류에서 수소(H)가 하나 떨어져 나가고, 다른 단당류에서는 수산화기(OH)가 떨어져 나가면서 결합된 형태이다. 이들 두 단당류의 결합을 일컬어 당결합(glycosidic bond)라고 부른다. 이당류의 분자식은 다음과 같다.
당류는 많은 수산화기로 인해 물에 높은 수용성을 나타내며, 대부분 세포의 직접적인 에너지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탄수화물은 대부분의 식품에서 에너지를 제공하는 원천이기도 하고 전분은 주요 조직을 구성하는 물질이기도 하다. 탄수화물은 그람당 4 kcal의 에너지((4 kcal/g))를 제공한다.
전분은 glucose의 폴리머로 2가지 종류가 발견된다.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이다.
아밀로스(amylose) : 아밀로스는 glucose가 중간에 가지를 치지 않고 수백 개가 일직선으로 결합된 형태를 말한다. 이들 glucose 간에는 glycosidic bond로 연결되어 있는데 1번 탄소와 4번 탄소 간에 결합이 이루어져 있다. 줄여서 glycosidic 1, 4 결합이라고 줄여서 말한다.
아밀로펙틴(amylopectin) : 아밀로펙틴은 아밀로스가 가지를 치고 있는 구조를 하고 있다. 아밀로스는 대개 30개의 단위(residue)마다 가지를 치고 있다. 아밀로스가 직선 구조를 가지는데 반해 아밀로펙틴은 나뭇가지처럼 여러 갈래의 가지를 치고 있어서 단위 분자량에 비해 부피가 큰 것이 특징이다. 아밀로펙틴은 6번 탄소(고리 위의 탄소)에 glycosidic bond를 가지고 있다. 아밀로펙틴의 수천 개의 glucose로 이루어져 있다.
전분은 물에 녹지 않는 비수용성으로 glucose의 저장 물질로서의 역할을 한다. 식물은 과량의 glucose를 전분의 형태로 저장한다. 쌀, 감자, 밀, 옥수수 등이 주요한 전분의 원료이고 또한 인류의 주 식량원이기도 하다.
전분이 세포로 들어가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먼저 분해가 되어야 한다. 전분의 분해는 아밀라아제(amylase)라는 효소에 의해서 일어나는데, 이 반응은 물분자가 첨가되어서 일어나는 가수분해 반응이다. amylase 효소의 도움으로 물 분자가 1 -> 4 glycosidic bond에 첨가되어 아밀로스의 측쇄를 절단하여 유리 glucose(포도당) 또는 maltose를 만든다. 아밀로펙틴에 있는 1 -> 6 glycosidic bond를 절단하기 위해서는 다른 종류의 amylase 효소가 필요하다.
동물들은 과량의 glucose를 polymerizing 하여 글리코겐으로 저장한다. 글리코겐의 결합구조는 아밀로펙틴과 유사하지만 아밀로스보다 결합 길이가 짧고 가지도 훨씬 많다. 글리코겐 역시 에너지가 필요할 때 글루코스로 분해(glycogenlysis)되어 이용된다.
글리코겐이 분해되는 과정을 glycogenlysis라고 하는데 이 과정은 아밀로스의 분해와는 약간 다른 경로를 거친다. 여기에는 물이 첨가되는 대신 인산 그룹이 첨가되어 1->4 결합을 끊은 후에 인산(PO4)그룹이 떨어져 나와서 글루코스만 남김으로써 반응이 완결된다. 글리코겐의 주 저장소는 간과 근육이다.
셀룰로스는 자연계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화합물로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잇는 주요 구성 성분이다. 셀룰로스는 식물체를 구성하는 주요 구성물질이며, 우리가 사용하는 면화, 종이 등의 주요 구성 성분이기도 하다. 전분과 마찬가지로 셀룰로스도 다당류의 일종으로 글루코스 모노머의 폴리머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 성질은 전분과는 완전히 다르다.
셀룰로스의 glycosidic 결합 방향이 flip-flop 형태로 되어있어서 길고 직선의 강한 결합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전분에 있는 사이드 측쇄가 없어서 선형의 분자를 더욱 강하게 결속하도록 하여 결합의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풍부한 -OH 그룹과 고리의 산소 간 강한 수소결합을 형성하게 하여 전분과는 전혀 다른 특성을 나타내도록 만들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셀룰로스는 길고 강한 섬유소를 만드는 중심 물질이 되었다. 이 물질은 이와 같은 특징으로 인해 식물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주요 물질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주로 먹는 주식과 생태계를 구성하는 뼈대 물질 사이에 놀라운 유사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그런 조그마한 결합의 차이가 이렇게 서로 다른 물질을 만들어 낸다는 것도 참 신기하다.
당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6탄당 이외에 다양한 당이 존재한다. 3탄당에는 glyceraldehyde가 있고 5탄당(pentose)에는 ribose가 있다. 3탄당인 glyceraldehyde는 지방을 구성하는 뼈대 역할을 하고, 5탄당인 리보스는 DNA와 RNA의 주춧돌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Ketose 형태의 당도 존재한다. 당은 생명의 생성과 유지에 있어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