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Autonomous Greenhouse Challenge 소개
이게 아마도 더 적절한 제목으로 생각된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뉴스는 한국이 3위를 했다는 게 타이틀을 차지했다. 와게닝겐대학&연구소(WUR)의 뉴스 타이틀은 내 예상과 같이 적절한 제목을 사용했다. 지나가면서 흘려들었던 뉴스를 알고 싶어 좀 더 깊이 들어가 봤다.
"인공지능이 농부를 이겼다(Artificial intelligence beats grower in Autonomous Greenhouse Challenge 2019/2020)"
이번에 소개된 대회의 공식 명칭은 "Autonomous Greenhouse Challenge 2019/2020"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이다. 중국의 게임업체 텐센트(Tencent)가 지원하고 와게닝겐대학(WUR)이 주최한다. 올해는 방울토마토(Cherry Tomato)가 대상 작물이었다. 참고로 2019년도는 오이가 대상이었다.
금년은 26개국 사람들로 구성된 21개 팀(200여 명)이 본선 참가자격을 획득하는 해커톤에 참가했다(3). 해커톤에 참가한 팀은 24시간 동안 스마트팜 시뮬레이터(Greenhouse simulator)를 사용하여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경쟁을 하게된다. 여기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5개 팀이 선정된다. 물론 여기에는 팀 구성도 3개 지표 중 하나로 중요한 평가요소이다.
본선에 참가한 각 팀에 대한 유튜브 소개는 여기에 있다. 그리고 각 팀에 대한 자세한 구성은 여기에 있다(링크 참고). 참고로 우리나라가 주축이 되어 참가한 팀명은 디지로그(DIGILOG)였는데, 이 팀은 A-net, 한경대, 서울대, 삼성전자, Liege대학, 이지팜(EZFarm), FARM8, 스페이스워크, ioCrops 등에서 온 교수 및 학생, 그리고 임직원으로 구성되었다.
해커톤을 거쳐 본선에 진출할 5개 팀이 선정되었는데, 5개 팀 중 3개 팀은 네덜란드에서 참가했고, 1개 팀은 중국, 그리고 마지막 한 개 팀은 한국인이 주축이 된 팀이다. 인적 구성 비율로 보면 중국 2, 네덜란드 2, 한국 1개 팀으로 볼 수도 있다. 이렇게 나누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한국이 3위를 했다는 뉴스가 많이 보여서 굳이 살펴봤다.
선정된 5개의 팀에는 96 ㎡의 온실이 주어진다. 이 온실에는 네덜란드의 최첨단 기술이 모두 들어가 있다. 여기에는 제어가 가능한 LED 조명, 이산화탄소(CO2) 농도 조절, 환기창과 히터, 자동관수장치, 그리고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대부분의 기상환경 센서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 더해 각 팀은 자기들의 센서를 역시 설치할 수 있다. 물론 많이 설치하면 지속가능성 점수가 낮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팀이 각자의 센서를 설치했는데, 여기에는 RGB와 적외선 카메라, 일사량계, PAR 등 단언컨대 지금 시대에 볼 수 있는 가장 최첨단 기술이 모두 접목되었다.
각 팀은 대회가 시작되면 온실에 들어갈 수 없고 밖에서 시스템을 원격으로 제어해야 한다. 물론 필요한 일은 현장 작업자에게 지시할 수 있다. 이외에 한개 온실은 인공지능에 의한 원격제어가 아닌 농부에 의해 운영된다(대조구).
5명의 심사위원이 순수익(50%), 지속가능성(20%), AI전략(30%)의 기준으로 채점을 한다. 지속가능성은 에너지 효율성, 이산화탄소 사용량, 물 사용 효율성, 등록된 농약사용량 등을 기준으로 채점을 하고, AI전략 부문은 창의성, 기능성(인적 개입 정도), 신뢰성(설치된 센서의 최소화), 확장 가능성 등의 항목이 포함되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성이다. 이 항목은 좋은 품질의 방울토마토를 얼마만큼 생산하느냐가 결정한다.
이 대회에서 특징적인 것은 각 항목별로 순위를 메기고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절대평가가 아니라는 말이다. 따라서 이 순위가 어느 정도의 기술력 차이를 설명하는지 이해하려면 세부 항목별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주최 측은 각 온실에 토마토를 심은 후 2019년 12월 20일 온실제어권을 각 팀에게 이양했고, 12월 29일부터 각 팀은 AI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각 온실을 제어하기 시작했다. 그 외는 일반 온실재배와 동일하다. 벌을 이용한 수분 등 사람의 관리가 필요한 부분은 주최 측이 담당하고, 그 이외 온실의 제어에 관한 사항은 대회 기간 동안 알고리즘에 의해 온라인으로 제어되었다. 2020년 2월 20일 첫 수확을 한 이후 대회가 끝나는 5월 말까지 계속되었다.
올 해의 우승은 Automatoes 팀이 차지했는데, 이 팀은 네덜란드의 시설원예 설치 전문업체인 Van der Hoeven과 Hoogendoorn의 연구자 및 스태프로 구성되었다. 네덜란드 기업과 WUR 구성원이 주축이 된 AICU팀은 2019년에는 우승을 했지만, 금년에는 2위에 머물렀다. 그린데 이 팀은 대부분 중국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네덜란드 유리온실이 중국에 대규모로 설치되고 있는 걸 고려하면 어느 정도 수긍이 된다.
종합성적을 보면 네덜란드에서 온 두 팀이 종합적인 점수에서 상위에 위치했다. 국내 인력이 주축이된 디지로그팀은 종합점수에서 3위를 기록했는데, 개별 항목별로는 순이익과 지속가능성 부분에서 각각 3위, AI 전략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자료만 보면 기술력의 차이를 실감한 대회였다고나 할까. 인공지능을 강조했지만 그 부분에서 최하위 평가를 받은 건 아쉬움이 남는다. (대회를 자세히 소개한 블로그에는 참가자의 소회와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다.)
이 대회에 참가한 5개 팀은 모두 대조군으로 참가한 농업생산자(기존 제어 방식)를 능가하는 생산성을 보여주었다. 2019년에는 한개 팀만 능가했다고 하니 기술발전의 성과로 설명할 수있다. 주최 측은 이걸 강조하고 싶었고, 우리는 3위를 강조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결론을 WUR은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모든 AI 팀은 대조군인 농민에 의한 관리 방식을 능가했다.
서로 다른 환경제어 전략은 모두 의미 있는 생산을 달성했지만, 지속가능성에서 차이를 발생시켰다.
작물을 관리하는 역량이 생산성과 품질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재배의 모든 면을 이해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중요했다. (데이터의 부족은 제약요인으로 작용)
데이터의 해석은 자동제어에 있어서 중요했다. (AI 또는 전문가의 중요성)
작물을 다루는 기술이 자동제어에 있어서 매우 중요했다. (뛰어난 작업자 또는 로봇)
위의 메시지에서 추론할 수 있는 건 다음과 같다. AI를 통한 제어가 농민이 관리하는 것보단 더 뛰어난 생산성 달성과 자원절약에 도움이 된다. 반면에 작물 그 자체를 이해하는 전문가의 역할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AI가 뛰어나도 그걸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제약사항: 후일담과 여러자료를 참조하면서 이번 대회가 공정한 조건에서 진행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판단을 하게된다. 가장 큰 것은 코로나 사태로 대조구로 참가한 농민이 상당기간 동안 직접 온실을 관리하진 못했다는 소식이 있고, 또 우리나라팀의 온실은 잠시동안 정전도 있었다고도 하고. 그냥 결과에 대해서는 참고 정도만 하면 좋을 것 같다.
참고문헌
(1) Autonomous Greenhouse Challenge – can you grow tomatoes without people?
(2) Artificial intelligence beats grower in Autonomous Greenhouse Challenge 2019/2020
(3) Autonomous Greenhouses 2nd Edition
(4) Autonomous Greenhouses, Analysis of Resul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