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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May 05. 2021

우리 농업에 대한 인식의 오류들

요즘 우리 농업의 거시적인 지표 변화에 관심이 많다보니 그런 포스팅을 좀 올렸습니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되던 것들이 실제로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고, 잘못된 문제인식은 적절한 대응을 방해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다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우리 농업에 대해 다시 생각했으면 하는 인식 몇 가지만 정리하면…


1. 유럽의 농업은 우리 농업보다 규모가 크다.


이게 사실은 아닌 것 같죠. 총부가치생산액(GVA)의 절대 수치로도 우리가 더 큰 경우가 대부분이고, 경제규모, 특히 경지면적에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월등히 큽니다. 이건 여러 해석이 가능합니다.




2. 유럽은 직불금이 우리나라보다 더 크다.


이것도 애매한데요, 경지면적대비 누가 더 클까? 독일의 경우를 보면 ha당 약 41만원 입니다. 우리나라는 ha당 대략 160만원입니다. 농가단위로 비교하면 당연히 유럽이 큽니다. 이것 역시 호당 경지면적이 좌우합니다.


3. 호당 평균 경지면적이 1.6ha로 늘어났으니 농가의 규모도 커졌을 것이다.


이것도 절반만 맞습니다. 3ha, 즉 9천평이상 농가는 조금 늘었습니다. 평균대에 있는 농가는 대폭 감소했는데 경지면적이 같이 줄어들면서 이 구간을 상쇄해버린 듯 합니다. 특이한 것은 가장 높은 분포 구간인 0.5ha이하 농가들은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 예상은 이 구간이 가장 많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말입니다. 우리나라 농업정책을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는 있었는데 직접보니 놀라웠다고나 할까요. 이것도 여러 해석이 가능합니다.


4. 유럽 국가의 농업 R&D 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클 것이다.


대개는 유럽의 농업기술을 많이 부러워하니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유럽의 무슨 보고서를 볼 때마다 거창하게 시작하는 일들의 예산이 너무 작은 겁니다. 뭐 거창한 국가계획을 수행하면서 몇년간 15백만 유로, 많으면 4천만 유로를 투자한다기에, 이게 큰 건가 싶다가도 우리나라 스마트팜사업단의 예산이 7년간 대략 4천억원입니다. 3억 유로가 넘어가죠.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분석한 보고서를 읽다보면 부러움이 묻어나는게 보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유럽을 부러워하는지 그것도 참…


5. 우리나라 농업 부가가치는 국가 GDP 부가가치 대비 비중이 1.6%로 매우 작다.


이것도 사실이 아니죠. 농업대국 독일은 0.7%정도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1% 이하 또는 언저리입니다. 선진국 그룹에 포함되면서 이 정도 농업 GDP 비율인 나라는 오히려 희귀합니다. 그러니 농업이 규모가 작아서 정부의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는 하기 힘들 듯 합니다. 농업을 포기하고 농산물을 수입하자는 소리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겠죠. 그렇다면 선진국 농업은 다 접어야 됩니다. 심지어는 미국도요.



마찬가지로 농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얼마 안되니 다른 분야부터 또는 우리 농업은 천천히 해도될 것이다는 주장도 유럽을 보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책임이 없으면 권한도 없다는 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6. 그러면 우리는 누구를 벤치마킹 하고 싶은 걸까?


어찌되었던 이게 농업연구자들이 받아든 현재의 상황입니다. 서로 상충되는게 많아서 수순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고자하는 목표가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고요. 그런데 그 수순이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이세돌 9단이나 저나 19*19 바둑판에 돌놓는 기술이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순서만 다를 뿐이지.


그러면 어떤 대책이 있을까?


전 오히려 단순한 대책을 선호합니다. 청년이 면단위 농촌에 들어올 수 있게 환경을 만들고, 그 청년들이 해결해나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할일은 그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만 잘하면 되겠죠. 이 부분은 나중에 조금 더 보완을 할 예정입니다.



참고문헌


1) OECD 통계사이트(https://stats.oecd.org/)

2) 농림업 생산액 및 GDP대비 부가가치 비중

3) 통계로 본 농업의 구조 변화(통계청, 2020년)

4) 독일 농식품부 홈페이지(BMEL - Farming)

5) 지속가능한 EU 농업?…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한국농어민신문, 2019. 6.)

6) ‘공익형 직불제’ 소농은 고정액 수령…0.5㏊ 미만 땐 120만원(농민신문, 2020. 1.)

7) 농업 직불금도 1兆 늘려 2조4500억…공익 명분에 농민지원 갈수록 확대(한국경제, 2020.2.)

8) [시론] 면(面)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농민신문, 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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