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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Feb 03. 2021

내가 낭독을 하는 이유

울림의 낭독 예찬


나는 비디오형 인간이었다.
젝키가 DJ 할 때를 빼곤 라디오를 챙겨 듣지 않았다.
라디오의 장점이 멀티태스킹이라는데
나는 소리만 들으면  집중을 하게 돼서
도무지 멀티태스킹이 되지 않기에
해당사항이 없었다.
대신 TV 줄창 틀어놨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나는  목소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십 대 때는   높고 
꾀꼬리 같은 목소리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타고난 목청이 좋은 사람이 그렇게 부러웠다.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해서
만화 대사를 연기하듯 읊는  좋아해서
성우가 될까 잠깐 생각해본 적도 있지만
그럴 목소리는 아니라는 객관적인 판단으로 
금세 포기했다.



PD 지망생이었지만 방송 3사 채용 시즌이 아닐 때는 
기자 시험도 연습 삼아 봤는데
 덕에 방송 기사 리포팅 카메라 테스트도   해봤다.
연습하다 보니  재밌었다.
아나운서  목소리와 외모는 아니지만
방송기자는   있지 않을까, 잠깐 상상해보기도 했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꿈별이를 낳고
갑자기 홀린 듯 글을 쓰기 시작했다.
 속에서 말이, 생각이, 글이
마구 쏟아져 나와서 쓰지 않고 견딜 수가 없었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든가,
많이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든가,
그런 것들을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
철저히 나를 위해서
글을 썼다.
매우 거칠고 미숙했지만
격월간 교육잡지 <민들레> 편집장님이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감사하게도 1 동안 초보 장애아 엄마의 부모일기를
연재할  있었다.


연재가 끝나고도
넘쳐흐르는 글을  곳이 필요했고
브런치에 가입해서 올린  글이
 좋게 브런치와 EBS 공동으로 주최한 공모전에
당선되었다.
 덕에 EBS 방송국에 가서
직접  글을 낭독하는
라디오 녹음을 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라디오는 아니지만 TV PD 일을 하면서
녹음을 연출해본 적이 있다.
연예인이나 성우가 방송에 필요한 멘트를 읽으면
  빠르게,라든가 느리게,라든가
어느 부분을 조금  강조해달라든가
하는 식의 연출을 종종 했었다.
그런데 내가 녹음 부스 안에 들어가서
마이크 앞에   처음이었다.
긴장되고 떨렸지만
장비가  갖춰진 라디오 부스에서
내가 직접  글을
 목소리로 낭독하는 
정말 짜릿하고 설렜다.

 방송분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함께 공모전에 당선된 
다른 작가들의 낭독 팟캐스트를 들어보았다.

발음이 부정확하고
목소리가 성우나 아나운서처럼 좋지 않더라도
자신이  글을 작가가 직접 낭독하는 
매끄러운 낭독과는 또 다른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직접  글이기에
낭독에 혼이 실린  같았다.
진정성이 느껴지며
온전히  내용에 몰입하게 되었다.


나는 마침내 낭독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후로는 팟캐스트를 자주 찾아 듣게 되었다.
아이를 재우면서 귀에 에어팟을 끼고
팟캐스트를 들으며 아이 등을 토닥인다.


아이들이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있을 
고양이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막고
마이크 앞에 앉아
 글을 낭독한다.
낭독시간, 울림의 에세이 시작한 
 달이 되었다.
처음에 지인빨로 구독자가 많이 늘어서
지금은 재생수가 그리 많지 않지만
내가 너무 즐거워서
계속하게 된다.

어느새  목소리도 좋아하게 됐다.
 글을 소리 내어 낭독하는 것도 좋고
편집하는 작업도 재밌고
섬네일 그리는 것도 즐겁고
 팟캐스트 채널에 
에피소드가 하나씩 차곡차곡 쌓이는 것도 신난다.


나는  작업을
앞으로 아주 오래 하게   같다.
머릿속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것도 희열이 있지만
그걸  목소리로 낭독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낭독은  좋다.


울림의 낭독 홈레코딩



*“낭독시간, 울림의 에세이 오디오클립과 팟빵  편한 방법으로 들어주세요^^

팟빵
http://podbbang.com/ch/1779320



오디오클립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6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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