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힌 사람에게 화내는 방법

by 새벽달

사람을 파리마냥 때려죽이고 찔러죽이고 하는 액션영화를 보고나서 선잠에 들었다. 수많은 얼굴 없는 사람들이 내 목을 칼로 찔러댔고 꿈에서 그렇듯이 내 팔은 슬로우를 건 것처럼 매번 움직이지 않았다. 피를 흘렸는데 베개에 남은 것은 침인지 눈물인지 헷갈렸다. 칼이 목을 통과하는 느낌이 너무 생생해서 주름만 남은 목을 만져보았다.


날 괴롭힌 사람 앞에서 내 마음대로 마음껏 화내고 싶다. 그 사람을 찌르는 대신 날 찔러서 오장육부를 헤집은 다음 그래 내 폐가 까맣다 심장이 너덜거리는 게 보이지 하고 그 얼굴에 조각조각 다 던져버리고 싶다. 끝장이 나는 건 나지만 그렇게 끝장을 내고나면 비로소 마침내 종국적으로 속이 뻥 뚫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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