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아이 끌어안기

by 새벽달

최근 본 책에서, 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를 사랑하는 치유법..같은 것을 보았다.

대부분 서양책들이 그렇듯 주된 원인은 부모의 잘못이거나, 어린 시절 받지 못했던 결핍으로 인해

애착형/회피형 인간이 만들어지고, 각각의 유형은 '내면에 있는 아이'를 통해 스스로의 결핍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다..뭐 이런 거였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단지 인간관계에서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생겨 자아가 튼튼한 성인/비로소 자기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성인!!이 된다고 하였다..


꽤 그럴듯해 보여서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아래는 그 순서. (나의 예)


1. 내면아이를 들여다본다. 나의 결핍에 대해 생각한다.

- 말투와 단어에 보통 사람들보다 예민하고 상처받는 편이다.

- 엄마가 언제 화를 내고 때릴지 몰라 항상 경계하고 눈치를 보았다.

- 집에서 늘 도망치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나에게도 돌아갈 '집'이 있길 바랬다.

- 그 어느 곳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않았다.

- 누군가의 인정이 있어야 비로소 성취감을 느낀다.

- 성취감을 느끼는 것에 집착한다.

- 어려서 남자들은 대부분 나에게 불안과 무서움의 대상이었다.

등등.


다음은, 나의 '내면 양육자'를 설정하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친구, 가족, 선생님 등으로 구성된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나의 '내면 양육자'가 된다. 이들은 나를 이해하고, 비난하지 않고, 나의 결핍을 하나하나 털어놓을 때마다 날 보듬어 줄 것이다.


그래서 단계 2. '내면 양육자'에게 나의 불안과 결핍을 하나하나 꺼내보고, 이들의 용서(?)와 공감, 위로를 통해 나의 결핍과 불안을 해소해나간다. 이 과정은 언제든 반복할 수 있다.


여기서 내가 실패한 것은 나의 '내면 양육자' 그룹을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의 모든 지저분한 비밀을 알고있던 친구는 그 비밀을 가지고 재가 되었고,

엄마나 아빠는 내가 무언가 털어놓고 위로 받을 사람들이 아니다.

그 외 나의 친구들을 나는 믿나?내가 말하지 않는 조금의 비밀에도 손사래를 치고 말 것이다.

선생님들이나 뭐 날 예뻐해주셨던 상사들? 말도 말자..


내가 실제로 아무 것도 털어놓을 수 없는 사람들을 나의 '내면 양육자'로 설정하려니 이것이 단지 내 내면의 과정임을 알면서도 불안과 불신이 팽배한 상태로 더이상의 편안함을 찾을 수 없어 이 실험은 금방 종료되고 말았다.....


회피형/애착형이라는 범주에 내가 정확히 어디 속하는지도 모르겠긴 하다.

결핍은 많은 게 확실하다는 것 자체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지만, 이 방법이 실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책의 저자는) 주장하니.. 혹시나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 이 방법을 해보고 효과가 있으시다면 잘 된 일이고, 나는 다시 결핍의 품 안에서 망각의 길을 걸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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