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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퍼큐버 May 04. 2022

스피드큐빙 입문 가이드

큐브를 즐기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

큐브를 처음 시작해서 커뮤니티 활동을 하게 되면 쏟아지는 정보에 어질어질할 겁니다. 그리고 그 정보 중에는 본인이 아는 정보가 틀렸거나 비효율적이라는 내용의 정보도 많죠. 국내의 큐브 입문용 해법이 표준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인에요. 여기서는 그중에서 국내 큐브 커뮤니티에서 통용되고 있는 가장 무난하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큐브를 즐길 때 방해가 되지 않는 루트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시작하기 앞서 큐브는 스피드큐빙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록경기를 하겠다면 스피드큐빙을 보면 되고 기록에 관심 없다면 특수큐브 쪽을 살펴보는 것이 좋지만 특수큐브를 전문적으로 파고드는 사람은 스피드큐빙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소수이므로 이 글에서는 스피드큐빙에 관해서만 적어보겠습니다. 애초에 제목부터가 스피드큐빙 입문가이드입니다.


1. 해법 배우기

우선 큐브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큐브를 맞추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큐브는 3x3x3 큐브이고 이 3x3x3 큐브를 맞추는 방법은 인터넷에 많이 알려져 있는데 큐브를 처음 시작할 때는 어디서 누구의 초급 해법을 봐도 상관은 없지만 이때 습관을 잘못 잡아놓으면(두문자 암기법 등) 나중에 진짜 스피드큐빙할 때 힘들어지기 때문에 초급 해법 영상을 제대로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저도 영상을 하나 올려놓았습니다.

https://youtu.be/Rx6Ynm4hPbs


2. 큐브 구입하기

큐브를 빠르게 맞추려면 꽤나 번듯한 장비가 필요합니다. 문구점에서 아무거나 산 큐브나 인터넷에서 아무거나 산 큐브는 성능이 좋지 않을 수 있고 가격이 과하게 비쌀 수 있습니다.


2-1. 무엇을 구입해야 할까요?

사실 큐브에는 '가장 좋은 큐브'의 개념이 거의 없고 십 수종의 큐브 중 본인에게 잘 맞는 큐브를 구입하는 것이 좋아서 성능 외에도 크기, 색상, 회전감, 커스터마이징, 자력 등 고려해야 할 게 엄청 많지만 초보분들한테 이런 걸 고려해서 구입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합니다. 그래서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RS3M2020 사세요.


만약 본인이 단 돈 1원이라도 아껴야겠다면 리틀 매직 M이나 솔라s를 구입해도 괜찮겠지만 일반적으로 RS3M2020이 좀 더 완성도 있는 큐브로 평가받습니다. 과하게 저렴한 가격 때문에 좀 더 비싸고 좋은 큐브를 사고자 할 수 있지만 비싸다고 딱히 이 큐브들보다 좋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큐브들도 성능이 매우 좋기 때문에 처음 구입했을 때 큐브가 너무 잘 돌아가는 게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스피드큐빙을 하겠다고 하면 적응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요즘 고성능 큐브로 나오는 큐브가 아무리 느리다고 해도 최소한의 속도는 가지고 있는 편이라 느린 큐브를 원하면 성능이 떨어지는 큐브를 구입해야 하거든요. 나중에 기록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성능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니 처음부터 좋은 큐브 사서 적응하는 편이 낫습니다. 고성능 큐브를 걸림 없이 돌리기 위해 안 좋은 큐브로 핑거교정하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죠.


이제 큐브를 골랐으니 큐브 외에 구입해야 할 물건을 살펴봅시다. 큐브를 구입하는 것은 좋지만 사실 큐브 말고도 제대로 큐브를 하려면 구입해야 하는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윤활유인데요.


"지금도 잘 돌아가는데 윤활 꼭 해야 하나요?"


네 그렇습니다. 지금도 잘 돌아가지만 윤활은 꼭 해야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윤활을 하지 않은 상태는 잘 돌아가는 게 아니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큐브 기록을 단 1초라도 줄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꼭 하세요. 큐브도 관리를 하지 않고 많이 사용하면 성능 저하가 일어날 수 있어요. 나중에 실력이 높아지면 윤활을 하지 않은 상태의 성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분명하게 느끼게 될 겁니다. 윤활유는 성능 향상뿐 아니라 성능 유지를 위해서도 필수적입니다. 회전감 변화 등 특수 목적을 위한 윤활유도 있지만 입문 수준에서 그 정도의 전문적인 윤활유는 필요 없을 것 같네요. 저도 복잡한 윤활법 안 쓰고요.


가장 추천하는 윤활유는 디프오일입니다. 정확히는 디프오일 중에서도 점도가 30K(30000 cst)인 제품인데요. 제조사는 크게 상관이 없으나 윤활이 더 쉽게 풀리는 건 traxxass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숫자가 높아질수록 점도가 높아져서 윤활을 풀기 어렵지만 효과가 좀 더 오래 지속됩니다. 30k 미만의 점도는 잘 쓰이지 않는데요. 10k 정도가 쓰이는데 3x3x3 큐브에서는 많이 쓰이지 않아요. 성능 자체의 차이는 없으니 본인의 성향이나 상황 등에 맞춰서 고르면 됩니다. 저는 XTR 디프오일을 쓰고 있고 30K가 품절이라 50K로 쓰고 있는데 문제없습니다.


그래서 윤활유를 사고 나면 윤활유를 발라야 하는데 다음은 가장 기초적인 디프오일 도포법입니다.


1. 큐브를 분해한다.

2. 큐브 조각을 물티슈로 깨끗이 닦는다.

3. 엣지 조각에 윤활유를 한 줄 긋는다.

4. 코너 조각에 윤활유를 한 줄 긋는다.

(5. 코어 윤활을 한 적이 없을 경우 나사를 빼서 코어 윤활한다.)

6. 섞고 맞추기를 반복하여 풀어준다.

https://youtu.be/sG61OMMn97s

이 방법대로 도포한 후 약 8000회전가량을 하여 풀어주면 됩니다. 8000회전이라는 숫자를 보면 매우 많아 보이지만 사실 섞고 맞추는 걸로 따지면 100회가 채 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의 실력이 안 좋다면 한 번 맞출 때 회전수가 많아져서 오히려 섞고 맞추는 횟수는 적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실 디프오일은 원래 RC카에 사용되는 오일입니다. 그래서 RC카 사이트에서 대용량으로 구매하시는 것이 큐브 판매처를 이용하는 것보다 저렴합니다. 이 경우에는 주사기를 별도로 구입하거나 이쑤시개 등의 도구를 이용해서 바르면 됩니다.


2-2. 어디서 구입해야 할까요?

어떤 큐브를 구입할지 결정했다면 이제 이걸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해야겠죠? 국내 큐브 판매처는 여러 곳이 있는데 큐브광장, 큐브난나, 건스무역의 3곳을 제외한 다른 곳은 아예 없는 것처럼 무시해도 국내에서 큐브를 저렴하게 구입하는 데는 충분합니다. RS3M2020 리틀매직M, 솔라s는 모두 큐브난나가 국내 최저가이기 때문에 큐브난나를 이용하면 되지만 만약 다른 큐브를 구입하기로 결정하셨다면 다른 판매처를 보면 됩니다.


앞서 디프오일은 RC카 사이트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대용량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본인이 아는 RC카 사이트에서 Diff oil이나 실리콘 오일 등을 검색해서 나온 제품을 구입하면 됩니다. 점도 확인을 잊지 마시고요. 잘못 보고 300K 구입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3. 회전 기호

회전 기호는 큐브를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 필수사항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스피드큐빙을 위해서는 반 필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회전 기호란 큐브의 회전들을 알파벳 기호로 나타낸 것을 말합니다.


회전 기호를 모르면 큐브 커뮤니티와의 소통도 어려워지고 여러 자료들을 이해하기 어려워지니 스피드솔빙을 하겠다면 회전 기호를 배우는 것은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6가지 기호만 알면 충분합니다.


R(Right): 오른쪽 회전

L(Left): 왼쪽 회전

U(Up): 위쪽 회전

D(Down): 아래쪽 회전

F(Front): 앞쪽 회전

B(Back): 뒤쪽 회전


여기에 '(프라임)이 붙으면 반시계 방향 회전, 2가 붙으면 180도 회전입니다. 쉽게 말하면 그냥 기호를 2번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R2라고 하면 R을 2번 하는 것입니다.


4. 큐브 타이머

이 글은 스피드큐빙 가이드이니 기록을 측정하기 위한 타이머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요. 정확히는 스톱워치에 가깝지만 편의상 타이머로 많이 불립니다. 큐브 기록을 재는 타이머의 장점은 스크램블 제공과 평균 기록 계산에 있죠. 평균 기록을 사람이 직접 계산하는 건 너무 귀찮잖아요? 심지어 큐브 기록에서 평균이라고 함은 3회 평균이 아닌 이상 최고와 최저 기록을 제외한 기록들의 평균인 절단 평균이므로 최고, 최저 기록을 찾는 과정도 귀찮고요. 타이머가 알아서 계산해준다면 이 귀찮음들 덜 수 있겠죠. 그런데 단순히 섞는 공식을 제공하는 것이 뭐가 좋은 걸까요. 아무래도 기준 없이 무작정 손으로 아무렇게나 돌려서 섞다 보면 특정 회전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비슷한 상황이 여러 번 나올 수 있습니다. 일부러 평소와 다른 회전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피할 수 있지만 그렇게까지 하지 않겠다면 위에서 언급한 기호를 외운 뒤 타이머에서 제공하는 섞기 알고리즘을 통해 섞으면 공정해집니다.


Cstimer 접속 시 나오는 화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타이머는 웹사이트인 cstimer이고요. 이 외에도 qqtimer 등의 많은 타이머가 있습니다. 휴대전화 어플을 이용하고 싶으면 아이폰은 chaotimer, 갤럭시는 킹엔타이머 혹은 twstytimer 등의 타이머가 있습니다. 킹엔타이머는 플레이스토어에 올라와있지 않기 때문에 킹엔큐브 네이버 카페에서 직접 다운로드하여야 한다. 다음 링크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타이머이기도 합니다.


https://cafe.naver.com/kingencube/8686


5. 더 빠르게 맞추기

스피드솔빙은 큐브를 빠르게 맞추는 것을 말합니다. 초급 해법으로 큐브를 아무리 빠르게 맞춰봤자 한계가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보다 빠른 기록을 원한다면 해법을 더 빠른 걸로 바꿔야겠죠.


5-1. 고급 해법 선택하기

선수들이 사용하는 해법은 크게 CFOP와 Roux 해법으로 나뉩니다. 여기에 ZZ 해법 정도가 Big 3로 꼽히지만 이 두 해법의 사용률이 압도적입니자. 두 해법 모두 좋은 해법이고, 역시나 사람마다 맞는 해법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초급 해법은 Roux보다는 CFOP와 연계성이 매우 막강하기 때문에 처음 고급을 접하는 경우라면 CFOP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Roux의 경우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개념들이 좀 있어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5-2. CFOP 해법이란?

https://youtu.be/lVbQVY2tt9E

CFOP 해법은 Cross, F2L, OLL, PLL의 4단계로 구성되어 있는 해법입니다. F2L의 공식 수를 어떻게 세느냐에 따라 공식 수는 달라지지만 OLL이 57개, PLL이 21개라서 최소한 78개의 공식은 외워야 합니다. 초급에서 바로 넘어가기는 조금 부담스러운 양이지만 단순 공식 암기라서 넘어가도 상관은 없어요. 단계를 늘리는 대신 외워야 할 공식 수를 줄인 것을 비기너 CFOP로 부릅니다.


6. 비기너 CFOP 해법 배우기

뭐 말은 비기너 CFOP인데 사실 그냥 중급 해법에 F2L 더한 것이나 다를 건 없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은 아닙니다.


비기너 CFOP 해법은 Cross, 유도 F2L, 2 Look-OLL, 2-Look PLL의 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6-1. Cross(크로스)

크로스는 십자가를 맞추면서 옆면까지 다 맞추는 단계입니다. 일반적으로 아래쪽에 맞추기 때문에 D-Cross라고 하며 정형화된 공식이 있는 건 아니고, 많은 경험과 노하우, 예측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고수들의 예시 솔빙 등을 보면서 어떤 식으로 맞춰나가는지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겁니다. Cross는 어떤 상황에서도 8회전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증명되어 있으니 회전수 줄이는 연습을 해 보세요. 지금은 XCross니 뭐니 하는 것들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머리 터질 겁니다.


크로스에서 나올 수 있는 간단한 상황들의 예시입니다. 이 상황들만으로 크로스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겠으나 이를 이해하면 다른 상황에서도 적당히 유연성을 발휘하여 크로스를 맞출 수 있을 겁니다.


6-2. 유도 F2L

https://youtu.be/t5rT6a423YM

F2L은 모든 단계 중 가장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지만, 한번 알아내기만 하면 엄청난 기록 단축을 해낼 수 있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F2L을 시작하기 전 F2L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도 F2L을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초급 해법에서는 2층까지 맞추는 데 한 번에 한 조각씩 맞췄던 것에 반해, F2L에서는 한 번에 두 조각씩 기본형을 유도하여 맞춥니다. 정확히는 유도과정을 외웁니다. 기본형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않고 무작정 암기한다면 그건 일반 F2L이 됩니다.


유도 F2L을 처음 배우고 나면 기록이 오히려 느려질 수 있습니다. 유도 F2L 뿐 아니라 어떤 공식을 외워도 마찬가지이고 이건 프로 선수들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익숙해지다 보면 처음보다도 좋은 기록이 나옵니다.


사실 유도 F2L과 그냥 F2L의 구분은 의미가 없습니다. 유도 F2L을 배웠으니 F2L 공식을 외워야지라고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식화되어 있는 F2L 공식집을 볼 필요는 있지만 상위 공식을 배운다는 생각보다는 비효율적인 부분 몇 개만 효율적인 공식으로 바꾼다는 느낌으로 접근하는 게 좋으며 상황에 따라 이게 좋을 수도 있고 저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유도 F2L에서 중요한 것은 기본형 유도 과정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기본형 유도 과정과 기본형을 최종 해결하는 과정이 물 흐르듯 연결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절대 기본형 유도 따로 기본형 해결 따로 하면 안 됩니다. 그것은 쓸데없는 상황판단을 한 번 더 해야 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죠.


유도 F2L을 공식화한 자료입니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면 먼저 암기해놓고 나중에 이해해도 괜찮습니다. 아니면 F2L 말고 다른 걸 먼저 해도 됩니다.


6-3. 2-Look OLL, 2-Look PLL

사실 이름만 거창할 뿐 국내에서 중급이라고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단계가 바로 2-Look OLL과 2-Look PLL입니다. 2-Look OLL에서 10개, 2-Look PLL에서 6개의 공식을 외우면 됩니다.

https://youtu.be/R5SZpRJtb7c

https://youtu.be/vNmBvBYZMEY

각각 2 Look OLL, 2 Look PLL입니다.


6-5. 비기너 CFOP를 잘 배우는 방법

쭉 보고 나면 이걸 언제 다 배우지 하는 생각이 들 지도 모릅니다. 잘못된 게 아닙니다. 아무리 CFOP보다 쉬운 버전인 비기너 CFOP라고 해도, 이걸 배우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4개를 한 번에 다 배운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한 단계를 하나의 해법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나하나씩 천천히 바꿔가면 됩니다.


이제부터 공식이 본격적으로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초급 해법을 익힐 때 사용했던 암기법으로 많은 공식을 외우는 건 한계가 있을 수 있고 기록에 도움이 안 되는 방식일 수도 있죠.(내반올시내 같은 방식을 여기에 적용하려고 하면 매우 복잡하고 중구난방의 암기방식이 나올 겁니다.) 쉽게 외워서 솔빙에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정석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공식을 배울 때는 올바른 핑거로 돌리며 배워야 합니다. 좀 더 편하고 빠르게 돌리는 방법 말이죠.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손목으로 돌리는 게 아닌, 손가락을 이용해 돌리는 것입니다. 물론 자연스럽고 빠르게요.


또한 공식을 빠르게 외우기 위해서는, 조각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는지 보거나, 적당한 위치에서 끊어 외우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면


R U R' U' R' F R2 U' R' U' R U R' F'라는 공식이 있습니다. 이 공식은 PLL의 T perm인데요. 2-Look PLL에서 사용해도 무방한 공식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공식은 이렇게 끊어 외웠습니다. (R U R' U') (R' F R2 U') (R' U' R U) R' F'


또한, 처음 4회전은 트위스트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정답은 없지만 일단 여러 가지 팁을 던져놓으면 얻어걸리는 게 하나쯤은 있겠죠.


유도 F2L에서 말한 것과 비슷하지만 공식을 끊어서 외운다고 해서 실제로 공식을 쓸 때도 끊어서 공식을 쓰면 안 됩니다. 시점 변환이나 리그립 등의 과정이 있는 게 아니라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공식을 외우는 이유는 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서니까요. 공식을 쓰는데 중간중간에 끊어간다면 끊어가는 동안 기록이 느려질 수밖에 없겠죠?


는 공식암기를 안무따기에 비유하는데요. 아이돌 안무를 따는 느낌으로 말이죠. 손가락이 큐브라는 무대에서 보여줄 안무를 딴다고 생각하면, 머리 쥐어뜯지 말고 손이 외우도록 반복 학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식을 익힐 수 있을 겁니다. 머리로 외워야 할 것은 공식을 사용하는 상황뿐입니다.


7. 앞으로

비기너 CFOP 해법을 익혔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대로"입니다. 더 빨라지고 싶다면 CFOP 해법이나 Roux 해법을 배우면 되고 2x2x2, 4x4x4, 5x5x5등의 다른 정육면체 큐브를 도전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피라밍크스, 메가밍크스, 스큐브 등 다른 모양의 큐브들이나, 3x3x3 블라인드, 3x3x3 한 손, 3x3x3 최소 회전 등의 종목을 도전할 수도 있습니다. 기록 줄이는 게 재미가 없거나 내가 갈 길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아예 방향을 틀어서 WCA 공인종목과는 완전히 다른 특수큐브로 전향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온라인/오프라인 대회를 나갈 수도 있고, 국내 각종 큐브 관련 모임을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8. 마지막으로 한 마디


이 글에 있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하나의 모범답안일 수는 있지만 이것만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죠. 큐브의 세계에 정해진 경로는 없습니다. 사실 이 글도 갈피를 못 잡는 분들을 위해 작성된 것이지 3x3x3 왕초보 해법을 배우고 나서는 어떤 루트를 해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스피드솔빙을 한다고 해서 기간을 정해놓고 이 기간 안에 기록을 얼마만큼 줄여놔라고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단지 1년 이상 걸릴 일을 몇달로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작성한 겁니다. 그저 자신이 즐기고 있으면 그걸로 됩니다. 자는 3x3x3 큐브를 맞추고 나서 왕초보 공식밖에 모르던 시절에 가장 먼저 산 큐브가 메가밍크스였고 CFOP 대신 CFEC를 하겠다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위에서 엄청 적어놓은 내용들과 완전히 다른 방향이지만 저는 8년 동안 큐브 잘하고 있고 기록도 나름 준수하게 나옵니다. 하고 싶은 걸 하면 됩니다. 직업이 아니고 취미생활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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