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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퍼큐버 Oct 15. 2022

두산과 이승엽의 동행. 괜찮을까?

10월 14일 오전 이승엽 전 해설위원이 계약금 3억, 연봉 5억의 3년 총 18억 계약으로 두산 베어스 11대 감독으로 취임했습니다.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부터 언론에 오르내리며 엄청난 화제를 모았죠. 순혈주의가 강한 두산이라는 팀의 차기 감독이 두산이랑 아무런 접점도 없는 삼성 영구결번 이승엽이라고 하니 화제가 되지 않을 수가 없겠죠. 수석코치로는 이승엽의 은퇴 당시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었던 김한수 前 삼성 라이온즈 감독, 타격코치로는 두산 팬들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고토 코지 前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코치를 선임했습니다. 두산 측에서는 이승엽의 지도자로서 철학과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신구조화를 통해 두산 베어스의 또 다른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9위로 추락했던 두산의 리빌딩을 이승엽 사단을 통해 리빌딩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데요. 발표 이후 여러 가지 목소리가 나옵니다. 모든 것은 결과가 보여주겠습니다만 현재 나오는 목소리를 살펴봅시다. 제 의견도 하나 달고요.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은 이승엽의 네임밸류 그 자체가 KBO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과 수년간 해설위원을 하면서 야구를 자주 봤다는 점을 장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표팀 기술위원이나 선수 시절에 보여준 선수들에 대한 기술적인 조언이나 리더십 등에 대한 주변의 평가가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부정적인 입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점은 지도자 경력이 최강야구 감독을 제외하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가장 많이 비교되는 대상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창원 LG 세이커스 감독을 맡았던 전 농구선수 현주엽입니다. 종목은 다르지만 선수 경력 또한 화려했고 지도자 경력은 없었으며 농구 예능 버저비터의 감독으로서 눈도장을 찍고, 해설로도 활동하다가 정식 감독이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평가는 단순히 안 좋은 편인 게 아니라 역대 최악이라고 불릴 정도였죠. 코치 경력이 없다고 감독으로 성적이 나쁠 거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코치로는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일부 감독들조차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코치 경험조차 없는 사람을 감독으로 앉히는 것이 엄청난 도박이라는 것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 점 때문에 코치진에 신중했던 것일까요.


두산 베어스가 차기 감독으로 아무런 접점이 없는, 그것도 타 팀의 영구결번인 이승엽을 영입한 이유가 무엇일지 저는 잘 모릅니다. 한 가지 걱정은 김유성을 계약금 1억 5000만 원을 주면서 결국은 지명을 철회하지 않고 안고 간다는 점에서 김유성 이슈나 이영하 논란 등을 이승엽으로 덮으려는 속내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삼성 측의 오퍼는 없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추측해보면 이승엽이 다른 팀의 감독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 쉽지 않았던 점과 허삼영 감독의 경질 이후 팀을 5강 경쟁까지 끌고 올라간 박진만 감독대행 문제도 있을 것입니다. 박진만 대행에게 이승엽이 감독이 될 것이니 다시 2군 감독 하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렇다고 코치로 선임하기에는 다른 코칭스태프들이 느낄 부담이 엄청나겠죠. 코치 경력이 있는 감독을 원한다고 했는데 허삼영 체재를 실패로 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단순 언론플레이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저는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나중에는 삼성 감독이 될 지 몰라도 지금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였으니까요. 대신 두산 감독으로 라이온즈파크에 원정 경기를 온 이승엽 감독의 모습은 쉽게 상상이 되지는 않는군요. 이승엽 감독님께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명 당시의 여론을 생각해서 김유성은 최대한 경기에서 배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면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삼성팬으로서도 기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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