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분야 종사자가 아닙니다. 그저 한 명의 아이돌 팬의 입장에서 작성한 것입니다. 제가 여기서 주장하는 내용은 팩트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다시 불거졌습니다. 그렇다고 이게 기사화가 될 줄은 몰랐고요.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 기준으로 나무위키에 논란으로 추가도 되었네요. 분명 작년을 돌아보면서 큐브이야기 한다고 해놓고 다른 길로 새는 경우가 있었다고 스스로를 평가했습니다만 또 옆길로 새네요. 오늘은 아이브 립싱크 논란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2022 MBC 가요대제전에서 아이브 멤버 장원영과 이서는 아이유의 스트로베리 문을 커버했습니다. 그리고 이 무대 자체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립싱크 논란이죠. 저도 무대를 보자마자 립싱크임을 직감했고 많은 사람들이 그걸 느꼈죠.
아이돌이 무대에서 립싱크를 하는 경우가 한두 번도 아니고 실제로 트와이스나 에스파 등 립싱크 때문에 욕을 먹은 경우는 많습니다.(물론 내용은 다릅니다. 트와이스는 실력 자체를 비판한 것이라면 에스파는 할 수 있으면서 왜 무대를 가려서 라이브를 하냐는 워크에씩 논란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립싱크가 기사화될 정도로 논란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무대가 특히 논란이 된 이유는 뭘까요. 아이브, 특히 장원영의 인기는 그렇게까지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다.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이런 게 아니에요. 중요한 건 이게 MBC 가요대제전이라는 규모 있는 무대였고 무엇보다 앉아서 하는 무대였다는 거죠. 이전에 커버한 적이 있고 이 무대가 그때 그것과 다른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저는 그 커버 버전을 들어보지 않아서 그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립싱크를 한다고 해서 아이돌을 뭐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가창 난도가 높은 곡도 많고 그런 노래에 안무가 추가되는 게 아이돌이 보여주는 무대이다 보니 무대를 한 번 보고 나면 저 음역대에 저 안무로 라이브가 가능하긴 한가 싶은 무대들이 종종 보이는 편입니다. 거기다 라이브를 해도 노래하는 티가 안 나는 정말적인 무대 음향이나 춤이나 겨우 출 수 있을 정도의 컨디션 난조 등의 상황도 있으니 단순히 립싱크를 한다는 것 만으로 욕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하지만 이 무대는 다르죠. 앉아서 하는 무대입니다. 과격한 안무도 없고 그렇다고 소화가 불가능할 만큼 어마어마하게 높은 난도의 곡도 아니었죠. 이미 커버를 한 번 했다는 건 곡이 소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야 할 겁니다. 녹음은 본인 목소리로 했을 거니까요. 그럼에도 립싱크 논란이 터졌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겁니다. MBC 가요대제전의 음향이 라이브가 불가능할 정도로 안 좋았던 건 당연히 아니고요. 가요대제전 당일 홍백가합전 출연이 예정되어 있어 컨디션 관리가 필요했을 수도 있고 그날 컨디션이 안 좋았을 수도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가만히 앉아서 노래 부르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컨디션이 안 좋았다면 무대를 취소하는 게 맞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야구의 예시를 들어보자면 화, 수, 목 3일 연속 등판해서 힘이 다 빠진 불펜투수를 1점 차 리드 상황에서 '130 이상으로는 던지지 마'라면서 꾸역꾸역 금요일에도 등판시켜서 공을 던지는 족족 얻어맞아 역전을 허용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애초에 4 연투를 시키지 말았어야죠.
논란의 중심은 장원영에게 맞춰져 있습니다만 사실 이서도 립싱크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장원영이 특히 논란이 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장원영의 인지도와 인기가 영향을 끼쳤겠죠. 장원영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이서보다 훨씬 많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장원영만 비판하는 것은 글쎄요. 옳은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과도한 인신공격이 용인된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MBC 측에 아쉬운 점은 왜 굳이 이런 무대를 집어넣었는가입니다. MBC가 이 무대가 립싱크 논란이 생길 것을 예측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게 라이브라고 하더라도 이 무대의 존재 이유가 저에게 크게 와닿지는 않거든요. 이 무대를 할 시간을 빼서 발매한 노래들의 성적도 꽤나 괜찮게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단독무대를 받지 못한 빌리나 최예나 단독무대 하나라도 넣어주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이쉬움이 듭니다. 꼭 아이브 멤버들의 추가 무대가 필요했다면 안유진이나 리즈 등 다른 멤버들에게 시간을 할애하는 게 나았을 것 같네요.
링크로 첨부한 기사가 아이브에 흠집을 내기 위한 언론플레이용 기사일 수도 있습니다. 기자가 다른 회사의 사주를 받았거나, 다른 그룹을 좋아하거나, 아이브를 싫어해서 인터넷 서칭하다가 발견한 한 네티즌의 주장을 보고 바로 기사로 작성했을 수도 있죠. 그게 맞다면 이 기자의 기자로써 자질은 바닥을 찍을 것이고 기레기로 불려도 할 말은 없을 것입니다만 제가 느낀 건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구나 라는 겁니다. 스타쉽은, 아이브 멤버들은 이 논란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정말 사정이 있었던 건지 실력 문제였는지 할 수 있으면서 하지 않은 것인지 저희들은 알 수 없습니다만 안타깝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실력 문제는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된다는 게 애매한 점이죠. 언젠가는 장원영도, 이서도 라이브로 본인의 가창력을 맘껏 뽐낼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