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이퍼큐버 May 01. 2023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관람후기

이 영화의 목적은 영화가 아니야

4월 26일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국내 개봉을 했고 개봉하는 그날 보고 왔습니다. 평론가의 혹평, 그와 상반되는 흥행 성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는지도 잘 알 수 있었고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느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제 나름의 생각을 적어봅니다. 스포일러는 예고편에 공개된 만큼을 제외하면 최대한 안 적으려고 하는데 적다 보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로튼토마토 평가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평론가의 혹평과 어마어마한 흥행성적이 모두 납득이 되었습니다. 저는 평론가가 아니기 때문에 영화를 본 것에 대해 후회는 전혀 없지만 평론가들의 평가에 대한 근거는 영화 속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의 부정적 평가요인은 유치한 스토리와 유머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의 스토리는 너무 단순하고 너무 전개가 빠르기도 합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유머는 너무 1차원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죠. 종합적으로 이 영화를 그저 영화 한 편으로 평가한다면 좋은 영화라고 평가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실제로 보는 사람들에게 저런 부정적 평가 요인들은 1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를 돈 내고 보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 영화를 영화로 보지 않을 테니까요.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이 영화는 1985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처음 발매된 이후로 40년 가까이 쌓아온 닌텐도와 마리오의 팬들을 위한 최고의 팬서비스입니다.

 

여러분이 마리오의 팬이라면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을 겁니다. 놀라기도 했겠죠. 그 이유는 영화 내내 나오는 마리오 시리즈의 오마주와 이스터에그 요소들 때문입니다. 영상의 구도, 등장 캐릭터, BGM 등등 마리오의 팬이라면 '어 이거?' 하는 요소들이 수도 없이 튀어나옵니다. 심지어는 소소한 이스터에그로 마리오 시리즈가 아닌 다른 닌텐도 IP들도 등장합니다. 결국 이 영화의 최대 재미 요소는 다른 무엇도 아닌 원작 게임과 영화의 비교, 그리고 닌텐도가 숨겨둔 이스터에그 찾기일 겁니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팬들에게 깊이감 있게 들어오지는 않겠죠. 하지만 문제가 없습니다. 이건 게임 원작 영화니까요. 원래 게임이라는 건 영화만큼 몰입감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더구나 닌텐도는 스토리보다 게임플레이에 중점을 두며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인 만큼 스토리로 보면 게임들 중에서도 스토리가 단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게임을 영화화한들 그 스토리가 갑자기 없던 몰입감이 생길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마리오의 팬들은 마리오 시리즈의 영화화를 보고 싶은 거지 어마어마한 스토리를 보고 싶은 게 아니기도 합니다.


이렇듯 장점의 대부분이 마리오의 팬들이 아니라면 느끼기 어려운 요소들이기에 평론가들의 혹평을 두고 '평론가 놈들 선민의식은 알아줘야 함' 등의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 사람들은 마리오의 팬 입장에서 평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리오와 관련이 없는 일반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그리고 중립적인 시선을 유지해야 하는 평론가의 입장에서 평가를 할 테니까요. 애초에 이 영화를 기대했던 마리오의 팬들은 평론가들의 평가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을 겁니다. 그들이 보고 싶었던 건 '잘 만든 영화'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었을 테니까요.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마리오를 좀 좋아한다 싶으신 분들은 무조건 보시고 마리오에 관심이 없거나 마리오 시리즈를 부정적으로 보신다면 절대 보지 마세요. 마리오의 팬들에게는 웃돈도 아깝지 않을 최고의 팬서비스이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 그런 팬서비스는 의미가 없을 테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2022년 브런치 연재를 되돌아보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