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4일 삼성 라이온즈는 SSG 랜더스에게 10:13으로 패하며 다시 한번 5연패의 수렁에 빠졌습니다. 바로 전 주에도 5연패를 했죠. 기어코 최하위로 추락했고 9위 한화 이글스와 승차는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즌 전 불안했던 요소들이 전부 실현되었죠. 무엇이 문제일지 야구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팬들은 모를 리가 없겠습니다만 혹시 모르는 분들이 계실까 이렇게 써 봅니다. 딱 현재의 문제점만 짚고 넘어갑니다. 한 해 두 해 한다고 되는 게 아닌 육성 관련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올해 육성 못 한다고 이전에 육성 잘해놨다면 올해 성적이 좋을 수 있는 거니까요. 물론 삼성은 이전이라고 육성을 잘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첫째, 불펜진 상태가 매우 안 좋습니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롯데와 함께 최하위권이죠. 롯데는 상위권 아니냐고요? 롯데도 추락 중입니다. 롯데도 그렇다고 안심할 게 아닙니다.
불펜진이 약하다는 문제점은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었습니다. 22 시즌에 13연패 한 것도 타자가 10점 내면 불펜이 10점을 내줘서 진 경기들 아닙니까. 이런 막장 불펜진을 스토브리그에서 전혀 보완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스프링캠프에서는 최충연에게 3000구 투구 같은 거나 시키고 선수들 투구폼 죄다 바꿔먹고 구속은 줄였는데 제구가 좋아지지도 않고 구위가 좋아지지도 않고. 그래놓고 괜찮다고 했죠. 그러고 나서 시즌 들어가고 불펜진 성적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까 그제야 부랴부랴 트레이드를 했고 그렇게 트레이드해서 온 김태훈 성적 어떻습니까. 이원석의 성적과 관계없이 신인지명권 하나만으로도 실패한 트레이드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2군에 구속 괜찮은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고는 합니다만 이제까지 보여줬던 방식은 이렇습니다. 정말 바뀌었다면 2군에 있는 선수들이 1군에 올라와서 증명해야 할 겁니다.
둘째, 야수 뎁스가 너무 얇습니다. 내야 주전 선수로 2000년대생 3명을 넣는 팀이 있나요? 1루수 백업이 없어서 포수가 1루에 들어가는 팀이 있나요? 대구에는 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상황이 딱 그렇죠. 역시나 이원석 트레이드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이원석이 있었으면 김영웅 주전 3루수 혹은 김재성 주전 1루수 둘 중 하나는 안 봤을 겁니다. 이원석이 1루, 3루를 봐 왔으니까. 이원석을 대체할 선수도 없는 마당에 그런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입니다. 단지 지금 불펜진이 안 좋다는 이유만으로 말이죠. 그나마 데려온 불펜도 위에서 말했듯 실패했죠.
그럼 2군은 잘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2군 성적은 진작부터 최하위였습니다. 2군에서도 올릴 선수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1군에서 제대로 할 만한 선수들 자체가 1군 선수들 제외하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2군 성적이 이 모양이니 1군에 백업이 제대로 있을 리도 없고 2000년대생 어린 선수들에게는 부담이 가중되고 실책 퍼레이드가 이어지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 문제도 프런트가 모르지 않았겠죠. 몰랐다면 그것대로 문제고
셋째, 프런트의 운영도 막장입니다. 트레이드도 물론 문제였지만 이 팀, 전력보강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FA 보상선수 영입은 있지만 그거 말고 하나도 없죠. 노장의 선수들에게 예년의 성적을 바라고 유망주, 노망주들 성적이 올라오기를 기대하는 기도메타식으로 팀을 운영했습니다. 스포츠 팀을 운영하는 데 기도메타라니 정말 무책임한 발상이 아닐 수 없네요.
그 와중에 프런트가 바뀔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것도 이 팀의 문제점을 키웁니다. 단장이 철밥통이라서? 그 이전에 이 팀 운영기조 자체가 성적과 별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돈 벌어오는 데 열심히죠. 실제로 이 쪽으로는 머리가 잘 돌아가는지 굿즈 판매량도 엄청 증가했고 관중 수도 평균 이상입니다. 최하위팀이요. 프로야구는 1등도 잘했고 2등도 잘했고 대충 순위표에 보이기만 해도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곳이 아닙니다. 1등과 10등의 차이는 어마어마합니다. 관중 대부분은 순위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굴비즈로 엮이는 김지찬, 김현준, 이재현 3인방 보러 가는 거죠. 물론 이 선수들 못 하는 선수들이 아니고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책임져야 할 선수들이라 저도 성장을 기대하고 있고 좋아하는 선수들입니다만스포츠 경기를, 그것도 개인전이 아닌 팀을 이뤄 경쟁하는 스포츠를 보러 가는 데 승패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선수 몇 명 보겠다고 가는 건? 저는 달갑지 않네요. 여기에 55000원에 응원봉도 판답니다. 차라리 제일엔터테인먼트라고 기획사를 하나 차리시죠. 스포츠구단에서 아이돌 육성 할 거면.
그래도 기대되는 게 있다면? 센터라인 육성은 잘 되었습니다. 굴비즈 육성 삼성에서 한 겁니다. 거기에 보상선수로 영입한 김재성까지 하면 센터라인은 꽤 괜찮습니다. 이거만 가지고 야구하는 게 아니라는 게 문제죠. 1,3루 문제, 백업 뎁스 꼭 채워야 합니다. 그리고 불펜... 현재의 투수 육성 방식은 문제가 있습니다. 구속혁명을 완전히 역행하면서 구위도, 제구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현재의 육성 방식은 잘못되었습니다. 정현욱 투수코치가 이걸 바꿀 것 같지는 않고... 아예 코치진 자체를 바꿔야 할 것 같은데 그럴 것 같지도 않네요.
2023년 삼성 라이온즈 캐치프레이즈 WIN OR WOW는 파파고에 번역을 하면 이기든 말든이라고 나옵니다. 다른 곳에 번역을 하면 이기거나 와우 정도로 번역을 해 줍니다만 제대로 된 문장으로 번역하는 곳에서 번역한 결과가 하필 이기든 말든입니다. 저는 이 말이 현재 구단의 운영방안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이기든 말든 나는 모르겠다. 스포츠구단을 이렇게 운영해도 되는 걸까요? 해체하기도 어렵고 사줄 기업도 없다면 본인들이 운영을 해야죠. 프런트가 제대로 결정을 해야 합니다. 저는 이번 10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정말 열심히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고도 10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봐요. 그래야 그나마 정신을 차릴 확률이라도 있겠죠. 단 한 번도 최하위를 한 적 없는 팀이라는 자부심은 없어질 겁니다. 하지만 그 자부심 챙기겠다고 7위 8위만 왔다 갔다 할 건가요? 2021년의 플루크를 바랄 건가요? 스포츠구단은 그냥 상품 팔아서 돈 벌면 끝인 기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구단을 지켜봐 온 골수팬들에게 성적이라는 것은 분명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의 성적을 바라는 게 아닙니다. 몇 년 후를 바라보고 그때 성적을 내겠다는 생각으로 리빌딩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뭐 그게 싫으면 10자리 비밀번호 찍으시든가. 비밀번호 찍을 때 롯데, 엘지, 한화가 어떤 취급받았는지 생각해 보세요. 본인이 운영하는 구단이 그런 취급받고 싶지 않으면 지금이라도 바꾸는 게 좋을 겁니다.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하는 현재 기준 하위팀인 두산, kt, 기아, 한화 이 네 팀의 호성적을 기대합니다. 롯데 또한 내려가는 건 적당히 내려가고 삼성과 최하위 경쟁하는 걸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삼성이 노력해도 올라갈 수 없는 격차를 만들어주세요. 그래야만 프런트에서도 현재의 상황에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