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 바꿨다
정규시즌 마지막 일정은 오늘까지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와 순위는 어제 정해졌습니다. 최종 8위죠.
저에게 삼성 라이온즈 최악의 시즌을 물어본다면 무조건 2023시즌이라고 이야기할 겁니다. 2022년에 지적된 문제점 중 제대로 고쳐진 건 없고 오히려 악화되었습니다.
성적, 실리 제대로 된 부분이 없는 시즌이었습니다. 경기력은 막장이었고 순위는 애매하게 높아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위를 가지지도 못했습니다. 가을야구는 못 하면서 최하위도 못 했습니다.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은 애초에 접혔고요.
뭐 더 말 할 것도 없습니다. 이 팀의 문제점은 저도 예전부터 말을 했고 다른 분들이 신나게 이야기해주고 있을 테니까요. 그나마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첫 번째는 이재현의 성장입니다. 스탯티즈 기준 2022년 wRC+가 59였던 선수가 2023시즌에는 91.7이 되었습니다. 그래봤자 평균 미만이라고요? 이 선수 겨우 2년차 유격수입니다. 그렇다고 수비를 못하냐면 그것도 아니죠. 원래 유격수는 수비 포지션 특성상 wRC+가 꼭 100을 넘지 않아도 할 만큼 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91.7이면 2년차 유격수가 충분히 잘 해 준 거죠. 두 자릿수 홈런도 쳐 냈고 WAR과 WPA도 많이 올라갔습니다. 아픈데도 계속 출장한 것이 걸리긴 합니다만 비시즌동안 휴식을 잘 취하길 바라야겠죠.
두 번째는 원태인과 김지찬의 병역혜택입니다. 라이온즈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자원들을 군대 때문에 잊고 지내야 할 일이 이제 없어졌습니다. 이것도 혹사 문제가 걸리긴 합니다만 관리 적당히 해 주면 괜찮을 겁니다. 내년에 당장 우승할 팀도 아니까요.
그 외에 구자욱과 오승환의 부활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만 이건 내년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이런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모르죠. 특히 오승환의 전반기는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후반기의 모습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승환이 예전의 철벽 마무리가 된다고 한들 삼성의 순위가 크게 올라갈 것 같지는 않지만요.
그리고
단장 바뀌었습니다. 드디어 단장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구단 운영 기조가 바뀌는 걸까요? 코칭스태프 바꿀 수 있을까요? 바뀌길 바랍니다. 현재까지의 시스템이 실패라는 것을 인정하고 바꿔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내년에 당장 가을야구를 가라고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일단 황폐화된 선수단부터 재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왕조시절의 자존심 내세울 때가 아닙니다. 작정하고 리빌딩해서 몇년 뒤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