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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퍼큐버 Jan 18. 2024

ABS 논란은 왜 이렇게 심한 거야?

모두가 틀렸기 때문에 맞는 말을 못 한다

2024시즌부터 본격적으로 KBO 1군에서도 자동 볼 판정 시스템이 시작됩니다. 이제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AI가 맡아서 하게 됩니다.


장점은 명확합니다. 인간보다 정확하고 공정하다는 거죠. 이미 인간 심판의 문제점은 많이 나왔습니다. 심판이 누구냐에 따라 존의 형태가 달라지고 경기 후반부에 퇴근본능 발동하고 있죠. 기계가 판정하면 그럴 일이 없어요. 스트라이크 존 설정만 정확하게 되면 규정에 어긋나는 판정이 나올 일이 없죠.


하지만 인간은 어떻습니까. 인간이 기계보다 정확하게 판정을 할 것이라는 보장을 할 수 있나요? 규정은 사람을 타지 않는데 이미 심판마다 존이 다르다는 이야기는 정설이잖아요. 거기에 퇴근존도 존재하고. 이것까지 보면 기계가 판정하지 않을 이유가 단 하나도 없어요.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유는 전 세계 모두가 규정에 어긋나는 스트라이크 존으로 판정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한국만 ABS를 도입한 현 시점에서 국제대회에서 불리함을 안게 됩니다. 


존 아래를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는 바운드볼은 전 세계 모든 심판이 볼이라고 판정할 것이고 선수들도, 팬들도 모두 볼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만 규정상으로 스트라이크입니다. 스트라이크인데 타자는 칠 생각을 안 해요. 그러면 투수가 이 공을 던지지 않을 이유가 없죠? 실력만 있다면 다 던질 겁니다. 그런데 국제대회 나가면 볼이에요. 인간 심판이 규정대로 판정하지 못해서 손해를 본다는 겁니다. 아마 이득보기 쉽지 않을 겁니다.


심판을 속이는 플레이도 기계가 판정하면 할 수 없습니다. 보더라인 피칭을 연속으로 한 뒤 반 개 정도 더 빼서 마치 스트라이크인 것 처럼 심판을 속이거나 반 개 정도 빠진 볼을 프레이밍으로 스트라이크로 만드는 플레이는 불가능합니다. 이때까지 지능적인 플레이로 포장되었던 규정파괴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규정파괴행위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면 그냥 규정따라 잘 하는 것에 집중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선? 심판을 속이는 규정파괴행위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계속 나올 겁니다. 하지만 한국의 선수들은 그걸 하지 못하겠죠.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선수들일수록 더욱 그럴 겁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저는 ABS에 찬성합니다. 아니 반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심이 플레이의 일부라는 헛소리를 당연하다는 듯 해대는 사람들의 뇌 구조 자체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규정은 폼인가요. 규정대로 하자는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고 그것에 ABS가 인간보다 훨씬 도움이 될테니 하자는 겁니다. 하지만 시기상조라는 말에도 동의합니다. 어찌보면 영원히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세계표준이 되기 전에는 함부로 도입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국제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테니까요. 어찌보면 썩을대로 썩은 현대사회를 보는 듯합니다. 틀린 걸 알지만 이미 기득권이 그걸 고칠 생각도 없고 틀렸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니 바꾸려 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그런 상황처럼 보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KBO가 MLB에 영향을 주는 그런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KBO를 보도 MLB가 ABS를 도입하는 그런 그림이 나온다면 KBO의 위상도 높아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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