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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퍼큐버 Jun 19. 2024

16-8÷2(2+2)=0? 생략의 문제. 답은 뭘까

나는 일단 0만 답일 수는 없다고 봐

https://youtu.be/Wq4IZmp21-k?si=sb2j2sws1UcmF-pD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이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1theK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tripleS 배지전쟁2 마지막 에피소드. 요즘 보기 힘든 아이돌 굴리는 예능이긴 합니다만 그거 말고 그렇게까지 특별하게 논란이 될 만한 포맷도 아니었고 정치적,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장면도 없었는데요. 그런데 뜬금없는 곳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사칙연산 문제. 하지만 이 문제의 답이 15와 0으로 갈렸고 제작진이 인정한 답은 0 하나였습니다.


친절하게 풀이까지 보여줬지만 댓글에서는 저게 왜 답이 0이냐는 논란이 생겼습니다. 답은 15라는 거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요.


제작진의 풀이는 이렇습니다. 2(2+2)에서 숫자와 괄호 사이의 곱셈 기호가 생략되었으므로 그것을 다시 써 준 뒤 사칙연산 순서에 따라 괄호 내부 먼저 계산한 뒤 곱셉과 나눗셈을 먼저 계산하되 같은 우선순위를 가지는 연산은 왼쪽부터 계산한다는 원칙에 따르면

16-8÷2(2+2)

=16-8÷2×4

=16-4×4

=16-16

=0

이 나오죠.


하지만 답이 15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합니다. 2(2+2)에서 곱셈 기호가 생략되었으니 2(2+2)는 하나의 항으로 묶어서 계산해야 하므로 풀이는

16-8÷2(2+2)

=16-8÷{2×(2+2)}

=16-8÷(2×4)

=16-8÷8

=16-1

=15

가 됩니다.


이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답이 0이라는 사람들에게 다음의 반론을 제시합니다.

1÷2A를 분수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백이면 백 1/(2A)라고 할 겁니다. 단순히 곱셈 기호가 생략되었으니 1÷2×A여서 A/2라고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겠죠. 1÷2A가 1/(2A)일 수 있는 이유는 2와 x 사이에 곱셈 기호가 생략되면서 2와 A를 동시에 묶는 괄호 또한 같이 생략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즉 2A는 그냥 2×A인 게 아니라 (2×A)이고 다른 연산보다 먼저 계산해야 한다는 겁니다.

위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위 문제에서 8÷2(2+2)만 떼서 볼까요. 문제의 답이 0이 되기 위해서는 떼낸 식의 값이 16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2(2+2)는 곱하기가 생략되었으므로 전체를 하나로 묶은 {2×(2+2)}이므로 이것을 먼저 계산해야 한다는 거죠.


다르게도 설명해보죠. (2+2)=t로 치환합시다. 그러면 저 식은 8÷2t가 되겠죠. 이걸 분수꼴로 바꾸면 대부분은 8/(2t), 혹은 약분을 해서 4/t라고 답할 겁니다. 여기서 t=(2+2)를 집어넣어 계산하면 계산 결과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1이 나옵니다. 계산 결과가 16이 나오려면 8÷2t=4t라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이 논란의 핵심은 연산 순서에 관한 정의입니다. 숫자와 괄호, 혹은 숫자와 문자 사이의 곱셈 기호를 생략한 경우 일반적인 곱셈, 나눗셈보다 우선하여 계산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그렇다. 먼저 계산해야 한다.' 라면 답은 15가 나올 것이고 '아니다. 평범한 곱셈으로 계산한다.' 라면 답은 0이 나오겠죠. 뭐 하나로 딱 떨어지면 아무런 논란이 발생하지 않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수식 표기에 관해서 이런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답을 하는 규칙이 없기 때문에 논란이 발생하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답이 하나로 떨어지지 않도록 만들어진 모호한 문제 자체가 오류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죠.


이와 완전히 같은 이유로 생긴 논란이 한 두번도 아닙니다. 48÷2(9+3), 6÷2(1+2)가 논란이 된 적이 있죠. 그때도 논쟁 과정과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모두가 동의하는 답은 끝까지 내지 못했죠.


논란이 안 생기려면 일일이 곱하기를 추가하거나 괄호를 추가하면 됩니다. 16-8÷2×(2+2)의 값이 얼마냐고 물어보면 누구나 0이라고 답할 거고 16-8÷{2(2+2)}의 값이 얼마냐고 물어보면 누구나 15라고 답하겠죠. 하지만 출제자들이 난이도 높이겠답시고 곱셈 기호 없애버리고 괄호도 없애버리니 두 가지 이상으로 해석되는 사칙연산 문제가 튀어나와버렸고 답을 하나로 단정지었다면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중위표기법의 단점이기도 합니다. 순서 맞추려면 괄호 일일이 추가해야 하는데 귀찮으니 어느 정도 통용되는 규칙을 만들어서 생략했는데 이 규칙조차 완벽하지 않아서 논란이 생기는 거죠.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문제의 답은 15일까요 0일까요. 둘 다 답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문제 자체의 오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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