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우면서도 잘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2025 정규시즌이 끝났습니다. 사실은 143경기째에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은 없지만 일단 144경기까지 기다렸다가 후기를 써 봅니다.
2024시즌 준우승 때문에라도 많은 사람이 상위권으로 점쳤고 실제 시즌 초반에는 꽤 잘 나갔습니다. 그러나 중반으로 들어오면서 묘하게 애매한 경기력이 이어졌고 올스타 브레이크 즈음에는 8위까지 떨어지기도 했죠. 하지만 그 이후 주요 타자들이 살아나고 선발이 버텨주면서 조금씩 승리를 추가하더니 어느 순간 기아를 넘고 롯데까지 넘어서면서 최종 4위로 마감했습니다. SSG의 미친 페이스 때문에 더 올라가지 못한 게 많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선수로 보면 선발투수가 나름 안정적이었습니다. 후라도는 무려 197이닝을 먹어주며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아주 안정적인 선발투수로 활약해줬고 원태인도 160이닝 이상에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팀을 지탱해줬습니다. 거액의 FA 계약을 맺은 최원태는 솔직히 성적은 들인 돈에 비해 많이 아쉬운 게 사실이지만 최원태가 아니라면 삼성에 124이닝을 먹어줄 수 있는 투수가 또 누가 있냐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좌승현의 노히트노런 도전이 기억에 남네요. 그 이후로 훅 떨어지긴 했지만
타자는 초반에 아쉬웠던 구자욱이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역시 구자욱은 구자욱이라는 걸 보여줬고 트레이드로 팔아버려야 한다던 김성윤이 엄청난 출루율을 기반으로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KBO 최초의 기록인 158타점과 외국인 50홈런을 달성한 디아즈를 절대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이 팀의 문제는 언제나 불펜에서 나옵니다. 불펜에 상수가 없는 느낌은 아직 듭니다. 우리의 과제는 불펜 발굴입니다. 한때 마무리를 해 줬던 이호성이나 국내 좌완 구속 1위를 달성한 배찬승 같은 어린 선수들이 눈에 띄긴 했지만 실제 성적을 보면 상수라고 볼 수 있는 선수가 없었습니다. 백정현의 부상이 너무나도 아쉽네요.
또 부상도 문제입니다. 김지찬이 시도때도없이 부상으로 빠졌고 그 빈자리를 메꿔준 박승규도 투구에 공을 맞으며 시즌아웃되었습니다. 백정현도 결국 시즌아웃되었고 김헌곤이나 박병호, 양도근, 김영웅 등등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던 선수들이 정말 많습니다. 작년 포스트시즌 이후부터 트레이닝 파트의 부상 축소 보고 및 관리부실 논란이 매우 큰데 이거 해결이 되긴 한 건지 의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은 4등밖에 못 했지만 4등씩이나 할 수 있었습니다. 8월에 문제점이 다 터지며 8위까지 떨어졌지만 9월에 좋은 점이 터지며 4위까지 올라올 수 있었죠.
10월 6일. 삼성 라이온즈 구단 역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진행됩니다. 1무 이상만 하면 준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갑니다. 오승환의 은퇴시즌. 높은 곳을 바라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