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 대회에 참가하는 이유가 뭘까요?

입상도 좋지만, 대회는 '축제'이자 '성취'입니다.

by 라이벌 큐버

최근 세계 큐브 협회(WCA)에서 2026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규정을 공개했습니다. 여러 변화가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3가지는 헤드투헤드(Head-to-Head) 결승, 듀얼 라운드, 그리고 블라인드 Bo5 순위 결정 방식입니다.

이 중 블라인드 방식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가지 변화는 명확한 타겟이 있습니다. 바로 큐브에 큰 관심이 없는 대중들과, 관심은 있지만 아직 실력이 부족한 입문자들을 위한 배려입니다. 큐브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실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한 번 더 도전할 기회를 주는 것이죠.


큐브 대회는 '줄 세우기' 행사가 아니다

우리는 왜 이런 변화가 필요한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큐브 대회는 단순히 실력순으로 번호를 매기기 위한 행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WCA 공인대회든 CCK 비공인 대회든, 참가를 결정할 때 '입상'을 1순위 목표로 두는 선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입상권 선수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극소수만이 그 자리를 두고 다홥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대다수의 선수는 왜 대회에 나갈까요? 순위와 상관없이 공식 기록을 남기는 것 자체가 목적일 수도 있고,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대회가 단순히 경쟁의 장을 넘어 하나의 '축제'이자 '커뮤니티'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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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보다 중요한 '성취감'이라는 타이틀

이런 관점은 챔피언십 대회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챔피언십은 일반 대회보다 참가 자격이 엄격하고 컷오프 기록도 빡빡합니다. 하지만 그 좁은 문을 뚫고 참가한다는 것 자체가 큰 성취감을 줍니다.

저 역시 2025년 코리안 챔피언십 참가를 앞두고 있습니다. 강화된 참가 자격을 뚫고 무려 4종목이나 나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제게는 하나의 '타이틀'이 되었습니다. 순위보다 "내가 이 정도 대회에 참가할 자격을 갖췄다"는 증명이 더 큰 동기부여가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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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는 아니지만 스피드큐빙 라이선스도 이와 비슷합니다. 컴퓨터 속의 데이터나 종이에 써놓은 숫자가 아니라, 내 실력을 증명해주는 물리적인 카드를 손에 쥐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등수 그 이상의 가치를 위해 행사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우물 안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그래서 저는 대회 참여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웬만하면 WCA 공인대회에 꼭 나가보라고 권합니다. 간혹 폐쇄적인 성격의 소규모 대회나 기록 공신력이 떨어지는 대회에만 머무는 경우도 있지만, 더 넓은 세상으로 나와 공식 기록을 쌓아보는 경험은 차원이 다릅니다. 남들은 내 기록에 생각보다 엄격하지 않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지표를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끼셨으면 합니다.


다만, 오직 '순위'에만 집착하는 분들이라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수준이 낮은 대회만 찾아다녀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높은 벽에 부딪혀 1라운드에서 탈락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순위에만 매몰되어 '우물 안 개구리'로 남기에는 큐브의 세계가 너무나 넓고 즐겁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일단 신청해 보세요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입니다. 내 실력이 어떻든, 남의 시선이 어떻든 일단 대회에 신청해 보세요. 참가하는 것 자체가 이미 큰 경험이고 성취입니다. 큐브 대회는 단순히 기록을 재는 곳이 아니라, 여러분의 열정을 확인하고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과 호흡하는 곳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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