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무대에서 팬을 만나는 방식에 대하여
2026년 1월 17일과 18일에 열리는 Seoul Winter 2026에 세계 랭킹 최상위권 큐브 선수 티몬 콜라신스키(Tymon Kolasiński)가 참가합니다.
2년 만의 한국 대회 출전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한편, 그의 팬서비스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이 존재해왔기에 그의 팬서비스를 둘러싼 이야기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이 반응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연예인과 프로스포츠, 그리고 큐브 선수의 구조를 비교해 보며 살펴보고자 합니다.
연예인, 특히 아이돌의 팬서비스는 대체로 팬미팅이나 팬사인회와 같은 공식적인 행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행사는 대부분 기획사 차원에서 관리되며, 유료로 제공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일상적인 공간에서의 비공식적인 접촉은 조심스럽게 다뤄질 수밖에 없고, 이는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산업 구조와 관리 방식에서 비롯된 측면이 큽니다.
프로스포츠 선수는 경기장을 통해 팬들과 비교적 자주 마주합니다. 사인이나 사진 촬영이 주요 수익 모델은 아니지만, 팬의 관심과 응원이 산업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경기 직전이나 중요한 시점에는 컨디션과 집중력이 우선이라는 인식도 널리 공유되어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팬서비스를 자제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산업 구조상 막혀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선수가 팬서비스를 해 주고 싶어한다면 쉽게 해 줄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합니다.
큐브 선수는 연예인이나 프로스포츠 선수와는 또 다른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큐브 대회는 기록과 성과가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며, WCA 대회의 특성상 선수와 관람객, 참가자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매우 가깝습니다. 이로 인해 세계적인 선수와 일반 참가자가 같은 공간에서 연습하고 대회를 치르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고,
자연스럽게 친밀한 분위기가 형성되기 쉽습니다.
만약 티몬이 어떤 상황에서 사인이나 사진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대회에 집중하고 자신의 루틴을 지키기 위한 선택일 지도 모릅니다. 0.01초를 다투는 기록 경기에서 집중력과 준비 과정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티몬은 사인을 전혀 해주지 않는 선수로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루틴을 지키기 위해 팬서비스를 거절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말해주는 건 그가 대회라는 무대를 매우 진지하게 대하는 선수라는 것 뿐입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그의 펜 끝보다도, 세계 1위가 보여줄 압도적인 솔빙과 기록 그 자체에 조금 더 시선을 보내보는 것도 의미 있는 관람 방식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