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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퍼큐버 Jul 15. 2022

삼성 라이온즈의 추락을 보는 팬의 심정

구단 역사상 최악의 시즌이 아닐까요.

작년에 1위 결정전 치르던 팀은 어디 가고 11연패만이 남았습니다. 결국 삼성 라이온즈는 7월 전반기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인 11연패를 기록했습니다. 7월 14일 경기에서 선발 투수 뷰캐넌은 직전 2경기의 부진을 털어내고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으나 타선이 작년에 삼성에게 탈탈 털리던 고영표를 상대로 완전히 묶이면서 패전 투수가 되어야 했습니다.


2019년 플레이오프에서 패배한 뒤 2020 시즌 충격적인 9위를 기록했던 SK가, 2018 시즌 암흑기를 끝내고 포스트시즌에 나갔지만 그다음 시즌 9위로 추락했던 한화가 생각납니다. 전반기 초반 최악의 팀이 NC였다면 전반기 후반 최악의 팀은 삼성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99688 암흑기의 최고점이었던 2017 시즌 이후 삼성 라이온즈 역대 최악의 시즌인 건 말할 것도 없고요.

5월에 많은 역전승을 따내면서 5강권 싸움을 계속해나갔습니다. 그러나, 타선에서는 구자욱, 강민호가 계약 첫 해부터 끝없는 타격 부진으로 인해 팀에 도움을 전혀 주지 못했고 기존의 주전 중에는 피렐라, 오재일 둘이서 타선을 이끌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매우 모범적인 1번 타자 역할을 하던 김지찬은 부상으로 이탈했고요. 그나마 김현준이 그 자리를 제대로 메꿔줬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투수진은 외인 투수 뷰캐넌과 수아레즈 두 명이 10개 구단 중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원태인은 퐁당퐁당 기질을 보여주고 있고, 백정현은 계약 첫 해부터 전반기에 0승 10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들을 대신해 잠깐이나마 좋은 활약을 보여준 황동재와 허윤동은 대체 선발의 한계를 드러내며 난타당했죠. 작년부터 문제로 제기되던 불펜진은 최지광이 상무에 입대하면서 더 허약해졌습니다. 김윤수가 언터처블 모드로 6월 평균자책점 0을 찍을 때까지는 그래도 어찌어찌 버텼지만 6월 말이 되면서 결국 폭발해버렸고 11게임 111실점이라는 참혹한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그나마 6월 말까지는 롯데, 두산이 동반 부진하고 NC는 여전히 시즌 초반의 승률이 발목을 잡아서 5할에서 멀어져 가는데도 불구하고 6위에서 버티며 5강 진출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7월 전반기에 전패 및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를 기록하며 희망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고 오히려 9위 추락을 걱정해야 할 수준이 되었습니다.

전반기에 삼성 라이온즈와 선수들이 남긴 기록은 우선 팀 역대 2번째 두 자릿수 연패, 팀 역대 최다 연패, 11경기 111실점, 백정현 선발 개인 10연패, 김헌곤 43타석 연속 무안타입니다. 여기에 팀 병살 1위, 팀 홈런 마진 10위까지.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 친화 구장을 홈으로 쓰는 구단에서 세운 기록이라는 게 더 충격적이네요.


이런 최악의 분위기에 팬들이 트럭시위까지 하는 마당에 스케치북 검열이라뇨. 이런 경기력을 보여주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돈 내고 경기를 보러 가는 팬들에게 절을 해도 모자랄 마당에 스케치북을 일일이 넘겨보며 검사를 하는 걸 팬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직관을 오지 말라는 이야기인가요.

승률은 4할대 초중반으로 2017 시즌보다는 습니다. 그러나 다르게 말하면 2017 시즌 다음으로 승률이 낮다는 말이고, 두 자릿수 연패는 99688 시절에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구단 측은 결정을 해야 할 겁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작년처럼 화려하게 부활하기만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봤을 때 단순히 부상 선수가 돌아오고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이 체력을 회복한다고 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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