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브레이크 후 첫 3연전이었던 고척 키움전. 첫 경기부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8회까지 1 실점으로 막아냈고 9회에 2 득점을 하면서 역전했지만 오승환이 어김없이 홈런을 맞아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11회 말 이지영의 베이스 맞는 적시타로 패배했죠. 두 번째 경기도 요키시에게 완전히 틀어막히며 6:0 영봉패. 그리고 다음 경기는 대체 선발 허윤동이 올라오는 날이었고 당연하게 14연패를 할 듯 보였습니다. 키움 선발 애플러가 삼성 상대로는 딱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정작 애플러 선발 경기에서 모두 패배한 데다 이전 2경기가 너무 좋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승리는 쉽지 않아 보였죠.
그러나 경기는 다소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타선이 갑자기 살아나면서 8 득점을 얻어냈고 대체 선발 허윤동이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개인 통산 첫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면서 호투하였으며 이후 올라온 불펜도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승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삼성의 13연패는 끊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3연전에서 분명 삼성의 문제점을 봤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홈런을 맞으면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의 몸 상태에 대한 확인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발목 부상은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기에는 지금의 오승환의 모습은 너무 낯설기만 합니다. 일단 마무리라는 보직을 일시적으로 내려놓는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그다음 대안이 필요하죠. 오승환을 대신할 마무리 투수를 확실하게 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규민이 잘 던져주고 있지만 우규민의 나이를 생각하면 우규민이 마무리 투수를 잘해준다고 한들 몇 년 있으면 마무리 투수를 다시 찾아야 할 겁니다.
타선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7월 24일 경기에서 나머지 선발 라인업이 전원 안타를 기록하는 동안 당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한 강민호의 부활이 특히 절실합니다. 원태인과 뷰캐넌의 전담 포수로 마스크를 써야 하는 강민호의 역할을 생각하면 강민호의 타격이 정상 궤도로 올라오지 않으면 앞으로도 타선의 응집력을 보여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저는 2021 시즌 개막 4연패를 끊어냈던 2021년 4월 8일 경기가 생각납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대체 선발의 연패를 끊어내는 6이닝 무실점 호투와 적절한 타이밍에 터져준 타선. 이제 연패를 끊은 이후 승승장구했던 것만 그대로 이어지면 됩니다. 이미 까먹은 게 많아서 가을야구는 사실상 좌절된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그나마 점점 경기력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내년이라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