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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쉬어가기 Oct 06. 2021

진인사 대천명

내가 할 수 있는 것 

진인사 대천명.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겨라.


중요한 이야기다.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을 해보는 것은 나의 몫이고, 그에 따른 결과는 세계의 몫이다. 그런데 문제는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을 해보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가이다. 내가 계획을 세운 것을 다 해내는 것이 '할 수 있는 데까지' 일까? 때로는 내려놓고 견디는 것이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일 수도 있다. 격하게 움직여보지만 과도한 불안이 동반될 경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우리가 보통 최선을 다한다,라고 표현을 할 때는 움직이는 속도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까? 그리고 밀어붙인다고 꼭 최선을 다하는 것일까.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의 흐름은 내가 의도한 바대로 흘러가지 않고 방향을 틀어버린다. 그래서 잘못된 길로 갔나, 싶다 보면 어느새 내가 원하던 것 이상의 상태로 흘러가고 있다. 그런 경험을 반복해서 겪다 보면, 자아를 내려두고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생각에는 또 반론을 들어본다. 시험을 앞두고 '내가 붙을 운명이면 붙겠지' 하면서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붙지 않을 것이다. 종교에 모든 것을 맡기고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위험하다.


할 수 있는 만큼, 이라는 것은 곱씹어 생각해 볼만한 어구이다. 우리는 보통 '내가 해내야 한다고 계획을 세우는 범위'로 생각을 하지만, 그러나 '살아온 태도와 나의 감정까지 포함해서' 할 수 있는 만큼은 또 다른 의미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나의 마음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있는가? 회피하고 있는가? 그 회피는 내가 넘어서야 하는 나의 게으름과 나약함인가? 아니면 그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범위를 정하는 과거의 산물이자 나의 일부인가. 그 모든 답은 내가 나 스스로에게 정직한가, 내 마음과 같이 가고 있는가에 달려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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