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다 타츠루의 곤란한 성숙을 읽고
어른이란
자가의 생각이나 혼잣말의 형식이 아니라 타인의 요청에 바탕을 두고 응답의 형식으로
언어화하는 사람입니다.
곤란한 성숙의 한 구절에 내 눈에 닿는 순간
뉴스에서 가끔 나오는 둔기, 그러나 실제로는 본 적도 없는 묵직하고 둔탁한 그런 무언가로
머리를, 정확히는 뒤통수를 퍽 하고 저격당한 느낌이 들었다.
술김이라는 핑계로 내 생각을, 아무도 궁금하지 않을 나의 비밀들을 주저리주저리 그렇게 내뱉고 난 후
밤새, 아니 그 후로도 오래 동안 수없이 이불킥을 하며 베개로 얼굴을 틀어막고
양말을 입에 물린 영화 속 인질처럼 공허하고 조용한 비명을 지르며 얼마나 후회 속에 밤을 보냈던지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내가 함께 한 타인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 아니라
순전하고 온전한 나의 마음과 생각은 결코 말이라는 수단을 통해 상대에게 닿을 수도
아니 닿아서도 안됨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나의 생각과 혼잣말은 그저 홀로 써 내려가기로
매일 셔리를 산책시키며 청담공원을 거닐 때마다
차 안에서 신호 대기를 기다릴 때마다
엘니뇨 속에 때 이르게 만개하는 벚꽃처럼
계절 눈치도 없이 팡팡 터지는 많은 생각들
이제는
말 대신 글로 풀어보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