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사진은 며칠 전 제주도 유채꽃 밭에서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하하.)
꾸준히 글을 써야 한다고 하면서도 꾸준하기는 늘 어렵다.
사는 게 바빠서, 생각해야 할 것이 많아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쌓여서, 가족들을 돌봐야 해서라는 수많은 핑계를 대지만 결국 나의 게으름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글을 쓰는 브런치 작가님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오늘은 '남편이 갑자기 기계식 키보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라는 이야기를 하는 직원 덕분에 문득 생각이 나서 책상 구석에 처박혀 있던 기계식 키보드를 꺼내어 글을 쓰게 되었다. 딱히 글 쓸 소재거리가 생각이 나지 않고, 스트레스와 피로가 극에 달해 머릿속이 텅 비어 있지만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청축의 찰칵거리는 소리, 매트한 표면의 질감, 은은하게 들어오는 키보드의 조명에서 뭔가 글을 계속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점점 침침해져 오는 눈 덕분인지 고해상도 16인치 노트북의 모니터 글씨가 잘 안 보여 목이 자꾸만 앞으로 기울게 되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며칠 동안 비가 오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봄이 오는 것인지 낮에는 따뜻해지고 있다. 계절의 변화를 몸이 느끼는 것인지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맑은 콧물에도 봄이 오는 것을 느낀다. 아이가 상급 학교로 진학을 하고, 직원이 나가고, 새 직원이 들어오는 등의 변화들에 마음이 동요하기보다는 즐거움이 일렁이는 봄이 오면 좋겠다. 그래서 며칠 뒤에는 팡팡 터지는 노란 유채꽃처럼 웃으면서 행복하고 싶은 그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