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데 있어 책은 꼭 필요하다.
그냥 멋있어 보이려고 읽는 줄 알았다. 이걸 읽으면 지적인 사람 같고, 이걸 읽으면 똑똑해 보여서 읽는 것 같았다. 중3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읽어서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러나 2년이 흐른 지금은 그게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읽는 게 아닌 나를 위해 읽는 것. 제목에도 나와 있듯 그것은 삶을 꾸려나갈 수 있게 해 준다. 우리는 책을 꼭 읽어야 한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건 작년이다. 당시 학년의 모토가 책이었고 책여행이라는, 여행에 가서 책을 읽고 책의 내용을 함께 나누는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글로만 보면 이게 뭐냐면서 머리가 아플 수도 있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살아가며 독서를 왜 해야 하는지 제대로 깨닫게 되었다. 내 이야기를 조금 더 풀어보면 나는 우치다 타츠루의 <하류지향>, <스승은 있다>라는 책을 읽고 청소년 시기에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와 교육의 본질에 대한 관심을 확장해 나갔다. 특히 친구들과 함께 PPT형식으로 책을 나누며 책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때를 시작으로 책을 많이 읽고 서평도 그만큼 많이 쓰게 되었다.
나의 경우는 이렇지만,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다. '배움'이라는 말을 꼭 쓰고 싶은데,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경험을 하고 그 안에서 의미와 가치를 구축해 나간다. 스스로 의미와 가치를 찾아 나가는 과정이 배움인 것이다. 셜록 홈즈는 이렇게 말했다. "무슨 일이든 경험으로 배우는 것이다." 결국 직접 해봐야 한다. 직접 해보는, 그러니까 경험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 배우며 스스로 삶을 꾸려나간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경험을 하기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 짧다. 혹자는 파도가 칠 때 물방울이 떨어지는 순간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라고 한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배우기에는 우리는 너무나 보잘것없다.
이제는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가 있다. 그에 대한 답을 먼저 하고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를 쓰도록 하겠다. 인간은 자신도 모르게 배움을 갈망한다. 무슨 말이냐면, 인간이 배우는 행위를 하는 것은 자신과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이해하고 더 나은 존재가 되고자 치열한 사유와 실천을 하기 위함이다. 자신도 모르게 배움을 갈망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언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것과 같다. 언어를 배우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 살기 쉽지 않으니까. 세상에 녹아들고 자신을 보다 낫게 만들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배우고자 하는 배움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러한 배움의 과정은 스스로의 가치관 확립에도 영향을 주는데, 이러한 가치관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사유하고 때로는 행동하며 의미와 가치를 구축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인간은 자신도 모르게 배움을 갈망하고 있다.
인간이 독서를 하는 것, 또는 하려고 하는 것 역시 배움을 갈망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파도칠 때의 물방울과 같은 짧은 시간만이 주어진 우리 인간들은 모든 것을 다 경험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는 것이다. 가령, 우리는 책을 통해 퇴사한 청년이 될 수도 있고, 교육에 대해 비판하는 사상가가 될 수도 있다. 혹은 스포츠계에서 감독직을 맡고 있을 수도 있는데, 이처럼 우리는 책을 읽으며 삶에 대한 간접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독서는 이른바 자신을 만드는 일이다. 책 안에 있는 철학이나 경험을 자기 행동에 반영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것은 아주 복잡한 작업이며 바쁘고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럴 여유조차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책을 읽어야 한다. 바쁜 사회지만 주어진 시간이 짧은 건 그대 로고 경험의 폭은 더 줄어드는 현실이기에 그렇다. 책을 읽고 자신만의 의미와 가치를 구축하며 더 배워나가야 한다.
간혹 독서가 지루할 때도 있을 게 분명하지만, 매일 지루하게 반복하던 것들은 여차할 때 생각 외로 큰 힘이 되어준다는 것을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결국 그동안 노력해 온 시간이 결실을 맺는다는 뜻인데, 독서의 즐거움을 알면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지적 즐거움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음을 인지하라는 뜻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있었기에 사유, 실천과 같은 배우는 행위를 하며 그 빈 공간을 채워나간다. 그로 인해 희열을 느끼는 과정이 바로 지적 즐거움이다. 독서에 지루함을 느끼는 것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읽다가 이해가 잘 되지 않아 지루한 경우가 있다. 이때 우리는 스스로와 싸우며 배움을 쟁취하려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 책을 이해하기 위해 자신과 마주하며 이겨낼 때, 우리는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독서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다. 자신보다 먼저 길을 걸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책을 옆에 두는 것은 멋져 보이고,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는 목적이 아니다. 짧은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 순간 속에서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반성, 사유라는 행위를 하게 된다. 반성은 자신을 되돌아본다는 건데, 그 반성의 목적은 상술한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반성해야 하고 사유해야 하는데, 그 힘을 얻는 방법은 단연코 책이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깨닫는 등 시야가 넓어질 수 있으니까. 결국 우리는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 배우고자 하고 책을 읽는다.
나에게 있어 책은 스승이다. <스승은 있다>에서 우치다 타츠루는 "스승은 수수께끼 선생님이며 내가 알고 있지 않은 그 무엇을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내포하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하는데, 이 대상이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비롯한 우리는 알지 못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려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책을 통해 우리에게 없는 지(知)를 채워나가며 배우고자 한다. 결국 목적은 있다. 이 세상에서 함께 녹아들고 살아가기 위해서다. 살아가려면 책이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