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살아보며 느끼고 배운 것

by nathaneast

나와 여자친구는 2025년 1월 1일 호주로 출국한 뒤, 현재는 뉴질랜드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거주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감정과 생각을 하며 많은 것을 배웠기에,

이것들을 공유하고 싶다.


1. 공기, 자연

공기가 정말 좋다. 한국에서 경험했었던 매연 냄새나, 왠지 모를 답답한 느낌이 전혀 없다.

이곳에서는 공기의 순수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등산할 때의 상쾌한 감각을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다.


나는 ‘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머릿속에 바다와 산, 푸른 나무가 어우러진 자연 속 언덕 위에

개인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풍경이 그려지곤 했다.

이곳의 경치를 둘러보니, 내가 상상했던 ‘집’의 이미지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높은 건물이 없어 자연 경치가 한눈에 들어오고, 하늘도 넓어 보이고, 집들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2. 한국과는 다른 일상 분위기

뉴질랜드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3가지이다.

Hi, Thank you, Sorry

마주 오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서로를 인식하는 얕은 연결고리가 있고,

조금이라도 신호가 있으면 미소로 인사하고 대화하는 문화가 나에겐 어색하지 않고 정말 좋았다.


이 문화를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자연스럽게 웃으며 인사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며 오히려 이런 문화를 더 선호하고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의 일화로, 동양인 비율이 높은 숙소에 묵은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한국에서처럼 서로의 존재만 인지한 채 각자의 길을 가는 문화가

오히려 더 어색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했다.


분명 해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

뉴질랜드의 분위기와 장점을 직접 보고 느끼며, 나는 이런 것들이 좋고,

앞으로 이런 곳에서 살고 싶어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렇다면 같은 조건이 충족되는 한국에서 살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도 가져보았다.


그러나 같은 환경과 비슷한 일상이라도,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이 다르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 자연 속에서 뛰노는 삶,

그리고 아이의 어린 시절을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라고 느꼈다.

그래서인지, 모든 일상이 자연스럽게 이러한 가치들에 맞춰져 있다고 느꼈다.



3. 자존심 버리기

해외에 나와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것은 역시나 의사소통을 위한 영어였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는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인정하기 싫어서 더 힘들어했던 것 같다.


리셉션에서 대화가 원활하지 않아 길어지는 줄을 볼 때,

실수로 원치 않는 음식을 주문했을 때,

간단한 업무 처리를 전화로 30분 넘게 끙끙대며 해결해야 할 때마다,

나는 점점 더 위축되고, 스스로 무너져가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고,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이다라는 것을.

그렇게 나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했고, 사람들은 늘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사소한 사건이나 불편함 들은 이 마법과 같은 문장으로 모두 빨리 잊고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되어 공유하고 싶다.


“우리 둘 지금 건강하지? 그럼 됐어”



4. 능동적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음

지금까지 주로 이야기 나누고 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이민자, 워킹 홀리데이를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대부분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었다.

각자만의 목적이나 계기가 있었고, 이를 해소하고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도전한 사람들이었다.


한국에서는 비슷한 생각과 감정을 나누며 교류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그런 사람들을 만나 신나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바람만 있었는데,

뉴질랜드에서 마침내 그 바람을 이루게 되었다.


한국에서 체육 관련 일을 했지만, 이곳에서 적성을 찾는 과정에서 한의학에 관심을 갖게 되어

4년간 공부에 몰두한 끝에 한의사가 되었고,

지금은 사명감을 가지고 매일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는 집사님.


우리처럼 커플로 이곳에 와서 유튜브를 시작하고, 다양한 일을 경험하며 여러 지역에서 살아본 뒤,

직접 내가 살 집을 짓겠다는 목표가 생겨 호주로 목수 유학을 계획 중인 형.


현재는 토목 일을 하며 영주권을 받고, 결혼도 하고, 안정적으로 잘 살고 있지만,

과거에는 개인적인 사정과 영주권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보고, 안되면 인정하자"라는 마인드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극복하여,

먼 미래에는 자신의 사업체를 갖겠다는 꿈이 있는 동생까지


그저 대화를 나누고, 곁에서 그들의 삶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라는 강한 동기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5. 직업에 대한 탐구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나에게 해준말을 듣고 직업에 대해 생각에 잠기게 된 계기가 있었다.


네가 지금 하는 일도 좋지만, 그 일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진 않아

내 적성과 성향을 탐구하여 선택한 이 직업은 물론 나에게 알맞은 점과 만족스러운 점도 있었지만

일을 하고, 매일 자기 계발하는 그 과정들이 자연스럽게 보이거나 즐기는 것처럼 보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일은 업무시간에만 최선을 다하되, 나머지 시간에는 일에 대한 생각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직업을 찾거나 일 자

체를 즐길 수 있는 직업을 찾으라고 조언을 주셨다.


이후 나는 현재의 개발자 커리어를 이어갈지, 혹은 조언에 부합하고 최근 관심이 생긴 기계·엔지니어링 분야

로 도전해 볼지 고민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교회에서 집사님이 해준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사람은 모두 각자만의 큰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어 그것을 찾아봐. 조급해할 것 없어

집사님은 이곳에서 다양한 일을 직접 경험하며 자신을 알아갔고, 그 과정에서 적성을 찾으셨다고 했다.

나도 직접 경험하며 몸으로 부딪혀보고, 하나씩 체크리스트를 지워나가듯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가고 싶다.

그리고 하루하루 의미 있게,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싶다.

'


6. 폰 보는 사람 없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길가는 사람, 식당이나 카페, 대중교통, 관광지에서 폰을 보는 사람이 없었다.

대부분 지인과 대화하고, 자전거를 타고, 학생들은 친구들과 대화하며 하교하고,

바다에서 책을 읽고 태닝하고 뛰놀았다.


그 모습이 내가 지금 있는 곳에서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여유 있고 느긋하게 현재에만 집중하는 것처럼 보여 보기 좋았다.



마치며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언어도, 문화도 다른 낯선 해외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친절하고, 배려해 주고, 도와주고, 심성이 착한 좋은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순전히 우리가 어려움을 해소하고, 잘 적응하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정말 감사했다.


내가 생각하는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의 장점은 모든 지역을 차로 운전해서 갈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전 국토를 모두 살아도 보고, 여행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앞으로 살아볼 다른 도시들과 남은 시간들이 정말 기대가 된다.

다음은 무엇이고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20대 끝자락, 건강검진 결과서를 받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