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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by 지개인

네가 굳이 해야했던 건.

내 마음을 이해하는 일이였고,

내 처지를 헤아리는 일이였어.


그런데

넌 굳이 나를 끼워맞추려했고,

나보다 너의 엄마 마음이 다칠까 전전긍긍했고,

너의 아빠 감기가 우리 아들의 건강보다 중했었지.

그래서

나도 굳이 너를 '사랑까진' 하지 않으려고 해.


너도 굳이 애쓰며 살진 마.

이제와서 네가 함부로 넘겨짚어버리면,

지금까지 내가 버틴 게 우스워져버리니까.


손잡고 있지만 체온을 나누진 않고,

마주보고 있지만 믿지는 않고,

굳이 그렇게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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