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등장한 이후 기존에 없던 엄지족이 생겨났다. 이들은 엄지로 문자나 톡 보내기. 전화걸기, 인터넷검색 등 휴대폰의 기능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우리들을 의미한다.
이 엄지족들 거의 대부분을 ㄱ(기역)족으로 분류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엄지가 신체의 일부분이라면 ㄱ은 그들의 자세에 붙인 이름이다. 물론 ㄱ족은 내가 붙인 이름이다.
요즘 어디를 가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을 발견하는 건 아주 흔한 일이 되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자동차가 다니는 좁은 골목을 지날 때, 퇴근 후 집에서도 스마트폰을 떼어놓지 못한다.
나 또한 ㄱ족의 한 사람으로, 방심하다 인스타 릴스에 빠져 1시간을 헤매이가도 하고, 시시껄렁한 인터넷기사를 들여다보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있기도 한다.
이렇게 스마트폰 속 세상을 헤집고 뒤적이다 보면 가끔 영양가 있는 일이 걸리기도 한다.
올해 나의 성장에 큰 영향을 준 공부와 인간관계는 ㄱ족으로 살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어느 한 밴드에 올라오는 소식마다 하트를 누르다 자격증 과정을 발견하여 자격증을 따게 되었고, 좋은 사람과 부담없이 톡으로 대화를 나누며 일상에 에너지를 얻었고, 대면으로 하기 쑥쓰러웠을 감사인사 또한 부담없이 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ㄱ족이 되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값진 순간들이다.
ㄱ족은 시력이 나빠지고, 목과 어깨에 통증을 유발하여 일자목, 거북목이 될 수 있고, 뇌를 사용하지 않아 사고력도 부족해지는 등의 여러 부정적인 면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수동적 ㄱ족일 때 해당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에서 얻은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그 정보를 검색할 때 얼마의 시간을 할애할 것인지,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지는 스마트폰을 도구로 여길 줄 아는 ㄱ족이 누릴 수 있는 특혜이기도 하다.
ㄱ족이 가지는 장점은 이렇듯 능동믜 형태를 띤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세상에서 나는 지금까지 어떤 ㄱ족이었고, 앞으로 어떤 ㄱ족이 될 수 있을까 자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