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린 한 줄기 선을 타고 오는
감정을,
수직으로 잘라버렸음 좋겠어
지리멸렬한 이 감정은
도통 끝날 것 같지 않잖아
다시 이어져 누더기 같은 감정은
창자 속 기생충처럼 꿈틀거리며
자꾸 기어 나오려 해
파편처럼 허공에 흩날린 것 같았는데
유리조각 같은 감정은
심장을 관통하는 상처를 내잖아
영원의 선으로 이어진 감정은
고꾸라져도
결코 내게서 벗어나질 않아
고독하고 슬픈 것들이 온 세상을 뒤덮었어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든 것들은
슬픔의 비가 되고 고통의 눈이 되어
상처에 닿을 때마다 욱신거려
신은 흑암과 빛이 같다 했을지라도
난 시퍼런 바다 끝에 서서
흑암의 감정만 두른 채 서 있었지
밤이 멎도록 물고기 따윈 내게 없었다고,
동여매던 질기고 뿌리 깊은 감정의 선을
어찌할 수 없을 때
흑암이 날 다시 덮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