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속 너의 그림자

by sally

너가 너무 보고 싶어

달빛 속 숨겨둔 네 그림자를 찾아와

손을 잡고 가을 길을 걸었어


그때서 내 맘은 사과나무처럼 빨갛게 영글고

두 뺨은 붉게 홍조를 띠더니

허리뼈는 곧추 세워졌지


너가 너무 보고 싶었어,


그 말에 너의 그림자가 햇살에

잠시 흔들렸어

네가 나무 뒤로 사라질까 봐

손을 꼭 잡았어


죽지는 않을 거래


마지막 가을볕에 머물던 낙엽처럼

너가 말했어



아니야

햇살이 뚫고 가는 나뭇잎을 보아,

너처럼 눈부시잖아

내가 좋아하는 초록 풀잎을 보아,

너처럼 싱그럽잖아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며

풀잎 앞에 너가 섰을 때


이런 게 행복이라 말하는 거야,

쭈그리고 앉아

혼잣말처럼 네 곁에서 중얼거렸지



그리웠어 무척이나,

오늘은 너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햇살 속 파르르 떨리는 풀잎처럼

수줍은 고백에

내 그리움의 낯빛이 붉어질 때


구름이 해를 가리어 한순간

너가 사라져 버렸어

아무리 둘러봐도 그늘 진 곳

풀잎만 보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