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점심시간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
서류더미 속에 널 잊은 듯 정신없이 일을 하다
고개 들어 창밖을 바라보았어
사무실 창문 앞으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바람 따라 새하얀 눈송이가 가벼이 꽃잎처럼 날아가
그럴 때, 너 하나만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충만해졌어
난 크림색 코트를 걸치고 슬리퍼를 벗고 하이힐을 신고서
너를 만나러 갔어
건물 처마 밑에 서서 손을 내밀었지
손 끝에 차가운 꽃잎처럼 사뿐히 네가 앉더랬어
왜 이렇게 가벼워진 거야
그리움에 너는 대답대신 (내) 손 끝에 눈물을 떨어뜨렸어
반가웠다고 말하는구나
네가 있는 곳도 이렇게 눈, 꽃잎처럼 내리는 거야
그러자 그의 눈송이가 (내) 손 끝에 하나 닿았어
다음 사월이면 (내) 손 끝에 연분홍 꽃잎되어
다시 와 줄거지
그때까지,
울지 않을게
그리움이 넘쳐도 울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