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중독자처럼 평생 목에 쟁기를 걸고 땅을 갈았다. 그 땅이 소산물을 내지 않았을지라도 완고한 나무가 소출을 내지 않더라도 상관없이 땅만 보고 쟁기질을 했다. 존재의 여린 몸짓은 노동을 가중시키며 생명의 고통까지 경작한다. 어디까지 갈 것인가를, 히말라야 산맥 정상까지 도달해서 깃발을 꽂고 장엄하게 전사해야 노동 앞에 존재는 백기를 들 것인가.
존재는 노동을 위하여 생육하고 번성했을 것처럼, 생명의 끝에 다다를 때쯤 그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후 안식할 것이다. 우둔하고 몽매한 줄도 모르고 어둠이 진리의 빛을 주었을 것이라 굳게 믿었던 존재의 생은 한계치에 이른다. 출구도 없고 빛도 없다.
잠시 쉼을 쉴 곳은 평온하고 햇살이 가득하다. 존재는 가시덤불과 엉겅퀴의 땅을 갈지라도 그 땅에서 꽃을 피우고 싶어한다. 아름다운 존재는 동굴에서 바라볼 그림자의 상이 아니라 감각 너머 세계에서 화려한 꽃을 피운다.
그리운 꽃잎들이 바람결 따라 흩날린다. 존재는 홍채의 문을 활짝 열어 화려하고 눈부신 꽃잎을 끌어당겨온다. 동공 안으로 빨려 들어간 꽃잎들이 신경줄의 미로를 타고 심장에 안착하면 존재는 비로소 노동을 떠나 꽃잎들의 향연으로 순간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 다낭에서의 휴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