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시작 6개월차

by 제시카

즐거운 겨울방학을 보내고 다시 시작된 4학년 2학기,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한국에서 오랜만에 친구들도 만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서인지 요즘은 인도네시아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눈치다. 3년은 하기로 마음먹었으니 해야지 싶다가도, 이제 정확히 2년 반이 남았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너를 위한 선택이야’라고 말하고 싶지만 딸아이는 아마 “나는 가고 싶다고 한 적 없는데?”라고 말하겠지. 그럼 이건 내 욕심일까.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딸의 마음을 최대한 헤아리며 여기서의 생활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뿐이다. 하고 싶다는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들어주면서, 이곳에서의 시간을 덜 힘들게 만드는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 방학 한 달 동안 한국에 머무느라 영어 공부를 거의 하지 못해 걱정했지만, 도착 후 일주일 정도는 버벅거리더니 빠르게 다시 영어 모드로 전환했고 지금은 다시 잘 다니고 있는 듯하다. 한 달 살기 영어캠프로 온 한국 친구가 한 명 있는데 담임 선생님께서 캐서린에게 잘 부탁한다고 맡겼다고 한다. 캐서린도 아직 영어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친구의 통역을 맡으면서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 영어 사용량이 확 늘었고, 그 덕분인지 영어 실력이 갑자기 쑥 느는 것 같다고 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도움을 받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누군가를 돕는 아이가 되었고, 그 경험이 아이에게 꽤 큰 자존감을 안겨준 것 같아 그 부분은 참 다행이다.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서인지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1학기와 달리 종교 수업이나 바하사 인도네시아어 수업에서는 영어 설명 없이 인도네시아어로만 수업이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영어를 잘하는 러시아 학생이 왜 영어로 설명해 주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바하사 인도네시아어 수업이기 때문”이라는 답만 돌아왔고, 결국 인도네시아 학생들을 제외한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딴짓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내셔널 플러스는 100% 영어 수업이 아니다. 3년이라는 시간을 염두에 두고 처음 1년은 현지 적응도 하고 가성비 있는 선택을 했지만, 요즘 들어 아이의 발음이 점점 인도네시아식으로 변해가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 원래 계획대로 이제는 국제학교로 옮기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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