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말 반려견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2023년이 시작되고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여름이라는 단어에는 해외 여행, 바다, 산, 축제 등과 같은 신나고 시원한 단어들도 떠오르지만 필자는 여름하면 유기견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반려견과 '이별 여행'이라는 말로 여행지에 반려견을 두고 오는 보호자들도 있다고 한다. 끊임없이 늘어나고 화두가 되는 유기견 문제 우리는 정말 반려견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2022년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구의 수가 1500만에 달했다고 한다. 내가 처음 경북대학교(상주캠퍼스) 말/특수동물학과에 입학한 2017년만 해도 반려인구 1000만 시대라며 이야기가 많았는데 세월 참 빠르다. 하지만 반려인구는 늘어감과 동시에 반려문화는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각종 반려견과 관련된 문제들(개물림, 유기견, 배변 미수거, 줄 미착용 등등)이 뉴스를 통해 빠르게 보도되고 있고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의 갈등도 점차 심화 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유기견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볼까 싶다. 유기견은 왜 생기는 것일까? 그들도 한때는 따뜻한 가정 속 보호자의 품에서 애지중지 소중하게 보호받아 왔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어째서 파양이 되어 유기견이 된 것일까? 실제로 유기견과 관련된 문제는 현재도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 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5만 마리부터 시작된 유기견들이 2019년에 10만 마리로 늘었고 2020년에 9만 마리로 줄었지만 여전히 그 두수는 많을 뿐이다.
반려견을 키우다 파양한 사람들이 중도에 키우는 것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동물자유연대는 이러한 자료를 내놓은 적이 있었다. 경제적 부담 6%, (가족의)임신/출산 8%, 본인/가족의 질병 12%, 배변 문제 12%, 기타 13%, 짖음 22%, 이사 27%로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키우던 반려견을 파양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단순히 비율로 따지면 이사가 많아 보이지만 실상 짖음과 배변 문제는 같은 범주(반려견의 행동)로 묶을 수 있기 때문에 반려견의 행동으로 인해 파양한다는 비율이 34%나 된다는 말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개라는 동물을 키우면서 짖는 것을, 대소변 누는 것을 감당하지 못했다? 이는 새를 키우면서 새가 지저귀는 것을 말을 키우면서 말이 달리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과 같다. 모든 반려견의 행동과 관련된 책에서는 이런 말이 나온다. 반려견의 문제행동 제1 원인은 개의 관점에서는 정상적인 행동이지만 보호자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라고. 한 마디로 보호자가 개라는 동물에 대한 지식과 이해 부족으로 인해 보호자와 반려견 사이의 갈등이 생긴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애완견’이라는 말을 썼었다. 하지만 지금은 ‘애완견’이라는 말 대신 ‘반려견’이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애완견’은 한자로 사랑 애(愛)자에 희롱할 완(玩)자를 쓴다. 한마디로 사랑스러운 장난감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는 장난감을 재밌게 가지고 논다. 하지만 장난감의 마음까지는 헤아려주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반려견’이라는 말은 짝 반(伴)자에 짝 려(侶)자를 쓴다. 우리는 우리와 함께하는 개들에게 평생을 함께하는 짝, 동반자라는 의미에서, 보호자와 더불어 개들도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반려견’이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반려견’이라는 말의 뜻에 맞게 반려하고 있을까? 서로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반려견’이라는 말을 쓰지만 우리는 개라는 동물을 우리의 삶에 맞춰서 키우려고 하지는 않았나? 결혼과 관련해서 이런 말이 있더라. 상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지 행복할 수 있다고. 반려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보호자가 반려견에 대해서 알려고 하고 이해하려 노력할수록 서로에게 정말 하나뿐인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유기견을 줄이기 위한 첫걸음은 보호자가 ‘반려’라는 말에 대해서 그리고 개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 것이 우선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