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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별회

by 차돌쌤

2월의 학교는 헤어짐을 준비하고, 새로움을 준비하기 바쁘다.


학교는 2월에 송별회, 3월에 환영회, 6월에 송별회(7월 1일 자 행정직 공무원 전출할 때), 8월에 송별회(9월 1일 자 발령이 있으면), 9월 환영회, 12월 송별회(1월 1일 자 행정직 공무원 전출할 때)가 있다. 학교는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곳이다. 따라서 2월의 송별회는 3월 1일 자 선생님의 발령으로 인해 행해지는 이별 행사이다.


학교는 남성보다는 여성의 수가 더 많은 장소이다. 따라서 송별회 장소를 정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가격과 맛을 겸비한 가성비 좋은 식당, 일반적으로 경비는 3월에 구성하는 친목회 경비로 지출한다. 친목회 경비는 매월 0만 원씩 모아서 각종 모임이나 경조사에 쓰인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헤어짐이 많고, 학교의 친목회 회원의 경조사에 쓰이기 때문에 그렇게 경비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코로나 발생 이후 학교에서 친목회가 사라지고 있다. 그 이유는?


친목회를 위해 식당에 들어섰다.

현수막에는 ‘새로운 여정에 항상 행운과 영광만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친목회 회장님이 자리를 정돈하고, 발령자를 호명한다. 앞에 세워진 발령자들은 각각 학교생활의 소회(所懷)를 말씀하고, 교장 선생님께서는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시고, 선생님들에게 발령장을 나누어 주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격려금을 친목회장님께서 주신다. 그리고 전체 인사를 하고, 식사하면서 함께 한 시간을 되새기며, 앞으로 벌어진 인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송별회는 마무리가 된다.


사람에게 만남과 헤어짐은 필연적으로 정해져 있는 듯하다. 가족과의 만남, 친구와의 만남, 그리고 사회적인 만남이 있다. 하지만, 모든 만남이 헤어짐을 전제로 한다. 학교에서의 동료 교사들의 만남은 처음에는 낯설지만, 매일 같은 장소에서 아이들을 대하며, 함께 식사하며, 여러 행사를 하면서 다른 직장에서 경험하지 못한 동질감을 느낄 때가 많다. 물론 여기에서 이해관계가 맞물려 틀어질 때 타 직업보다 더 큰 갈등에 쌓이기도 한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헤어짐은 서로에게 힘듦을 주기 때문에 학교가 달라져도 당해연도에는 서로 자주 연락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번의 연락과 만남이 반복되면 소모임을 구성하여 유지하기도 한다. 현재, 7~8년 여러 번의 만남이 유지되는 소모임이 하나 있다.


식사 후 카페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며, 이별을 준비한다. 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는지라, 대부분 말을 잘하고, 그 말을 잘 듣는다. 그렇게 1시간 30분 정도의 이야기보따리를 나누고, 친목회장이 폐회를 선언하여 송별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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