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집 어디에서 하지?
내 상황에 맞는 위치 선정
'이대로는 안 되겠다. 내가 벌면 우리도 언젠가 집을 살 수 있겠지.'
그게 내 결론이었다.
그렇다면 더 이상 망설이지 말자!
부동산 실장언니에게 집은 됐고 상가를 알아봐 달라고 했다.
"갑자기 상가요? 뭐 하실 건데요?"
내가 만든 호두파이를 팔 거라고 했다.
부동산 실장언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혹시 설마 정파이님이세요??"
그랬다. 그 실장님도 맘카페 회원이었다.
스스로 맘카페 폐인이라 소개하며 너무너무 반가워했다. 자기도 호두파이를 먹어보고 싶었는데 일하느라 바빠 못 먹어봐서 아쉬웠다며 내 손을 덥석 잡았다.
그때부터 부동산 언니는 사명감을 가지고 전투적으로 상가를 찾아줬다. 정말 고맙게도 우리 지역을 싹 다 훑어줬다.
그전에 상가 기웃댈 때 몇 군데 부동산에 슬쩍 들어가서 물어봤었는데 코딱지만 한 상가 월세 자리 찾는 건 다들 심드렁했다.
이 부동산 언니는 진심을 다해줬다. 인생에서 만난 또 한 분의 귀인이라고 생각한다.
조건은 딱 2가지였다.
월세가 싸고 안전한 곳.
그렇게 최종 2군데가 추려졌다.
..........
월세 싼 데로 하는 게 맞냐고?
월세가 싸면 위치가 구릴 텐데?
파이집 오픈을 마음먹었을 시기는 우리 애들이 8살, 5살이어서 풀타임 오픈은 생각도 못 할 상황이었다.
어차피 종일 열어둘 수도 없는데 굳이 비싼 월세를 주면서 위치 좋은데 자리 잡을 필요를 못 느꼈다.
그리고 목 좋은 자리에서 지나가는 손님을 기다릴게 아니었다. 이미 확보된 단골손님들을 맞이하면 됐다.
사업자니까 떳떳하게 맘카페에 홍보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보증금과 월세가 저렴한 곳으로 부탁드렸다.
한 곳은 주택가에 위치한 상가였다.
가게 앞에 차량 한두 대 정도 주차도 가능하고 그전엔 미술 작업실로 쓰였던 곳.
오가는 사람은 별로 없어 보였다.
다른 한 곳은 아파트 상가인데 상가 뒤편이고 매장 앞으로 다니는 사람은 그 앞 동에 사는 주민들 뿐.
상가에 먹거리 상점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부동산, 학원.. 기타 소소한 가게들 뿐.
그전에 택배 사무실이었고 앞에 무슨 창고 같은 걸 설치해 둬서 어두침침했다.
금액은 같았다.
어디를 선택했을까?
.............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파트 상가를 선택했다.
오빠야한테 두 곳을 설명했더니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아파트로 하라고 했다.
난 아파트 상가가 잘 안 보이는 뒤편에 있고 앞에 창고 같은 게 있어 어두워서 싫다고 했다.
그는 그건 아마 임의로 설치한 거라 철거가 가능할 거라며 아파트 상가를 재차 권했다.
나는 납득이 되어야 수긍하는 성격이라 어떻게 보지도 않고 단번에 거길 선택하냐고 물었다.
그는 여자 혼자 장사할 건데 갑자기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아파트는 경비 아저씨라도 보고 도와줄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그리고 혹시 밤에 혼자 작업할 경우도 있을 텐데 아파트가 덜 무섭지 않겠냐고.
아, 그래.
바로 수긍했다.
오빠야한텐 내 안전이 최우선인거지.
다시 방문해 본 아파트 상가는 그의 말대로 유리창을 가로막고 있던 창고가 철거되어 있었다.
원래 택배 사무실이어서 창고로 쓰던 곳이었는데 상가주인이 원상복구를 요청해서 뜯어갔다고 했다.
유리창은 크고 햇볕이 잘 들어와서 기분이 좋았다.
난 그곳으로 계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