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수업
만남과 약속이라는 주제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던 중에 어떤 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돼었습니다. 신앙적으로 이미 힘을 잃고, 인간에 대한 신뢰도 깨져버린 그분이 토하듯이 쏟아 내신 이야기입니다.
”인간이 하는 그 어떤 말도, 약속도 더 이상 믿을 수가 없어요. 목사님도 결국 인간이니 그 입에서 나오는 말도 믿음이 안 가요. 얼마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생각들일까 생각하면 정말 듣고 싶지 않더라고요. 결국 교회에 나가기 싫어졌어요. 지금도 교회를 가야 한다는 마음과 가기 싫다는 마음이 계속 싸워요. 근데 정말 가기 싫어요. 교회도 결국 인간들이 모인 곳이자 나요. 그런데 이상하게 성경은, 이 책이 이렇게 오랫동안 존재했다는 것만 봐도 거짓이 아닐 것 같아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았다면 이 책에 매달리고 싶어 져요. 난 아직도 말씀 이 뭔지 잘 몰라요.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어요. 혹시 공부하듯이 머리로라도 알게 된다면 그 안에서 내가 뭔가를 깨우치고 내 죄라는 것이 뭔지 알게 되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지 금은 그냥 모든 게 다 싫네요. 그래서 말씀공부가 해보고 싶어요. 너무 절박하고 간절해요. 어떻게든 뭐라도 잡고 싶어요. 내 상태가 지금 심각해요.”
이 만남으로 인해 글의 방향이 결정되었습니다. 사실 내 인생의 여러 만남에 대해 어지러이 떠올리고 있었거든요. 그 순간 이상하게도 성경은 믿어진다는 그 이 야기가 마음에 담겼습니다. 성경도 사람이 쓴 것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이것도 믿을 수 없다며 부인했을지 모르는데 그분은 어째서 성경은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셨을까?
기록과 보존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눈에 보이는, 손에 잡히는, 확실한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임을 아시고 기록된 형태인 성경을 우리에게 주셨나 봅니다. 이 66권 의 책 안에 담긴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이번에는 약속이라는 단어로 연결 지어졌습니 다. 온 인류를 사랑하신 창조주의 사랑과 죄에 빠진 인류를 구원하시리라는 약속. 성경을 약 속의 대명사라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신의 찾아오심으로 만남이 이루어지고, 믿음을 통해 주어진, 절대로 변하지 않을, 반드시 성 취 될 약속의 말씀이라니. 이보다 더 운명적이고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또 어디에 있겠습니 까. 신의 입장에서는 얻을 것이 하나 없는 불공평한 약속 같은데 말입니다.
오늘 나에게 대입해 보면 우선 ‘믿기만 하면’이라는 대전제가 주어집니다. 그러나 그 또한 약 속을 주신 분의 몫이므로 나의 몫은 아니네요. 그냥 저절로 내 안에서 이루어졌거든요. 이래서 선물입니다. 이렇게 선물로 주어진 만남과 믿음, 약속으로 인해 내 삶이 얼마나 변화되었는가 살펴보았습니다.
만남과 약속이 내 것이 된 이후와 그 이전의 삶은 분명 달랐습니다. 광풍으로 요란하게 울렁이던 마음과 생각이 평안 가운데 단단함으로 변화되어가고 있습니다. 나를 둘러싼 상황과 환경은 늘 그대로인데 내 마음과 생각이 변하니 마치 새로운 사람이 된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킵니다. 물론 모든 것이 꿈만 같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모든 약속 에는 책임과 의무, 권리가 동시에 포함되지요. 그러나 그것이 싫지 않습니다. 어떤 유명인이 그러더군요.
“고난가운데 머물러라.”
매우 공감하며, 동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주어지는 모든 만남은 절대 ‘우연’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잠시 잠깐의 스치는 만남이든 오래도록 이어지는 만남이든 나는 알 수 없는 커다란 섭리 안에서 내게 주 어진 것입니다.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이 부분은 저의 몫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자유의지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에 대한 선택. 선택의 순간마다 무엇을 기준삼을 것인가 고민해 봅니다. 이 글의 계기가 된 책과의 만남과 글쓰기 수업으로 인해 나에서 우리로 확장된 지금. 이제 이 만남이 우리 모두를 어떤 약속으로 이어가게 하는 힘을 발휘할 수도 있을까요?
아주 어린 시절 알 수 없는 불안과 공포가 저를 덮칠 때마다 달달 외우던 구절이 있습니다. 속으로 중얼거리는 것으로 부족할 땐 큰 소리로 노래도 불렀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누구든지 예수 믿으면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으리로다. 요한복음 3장 16절.”
저 노래를 부르면 어떤 식으로든 '내가 보호받을 것이다'라는 안도가 저를 공포로부터 보호해주었습니다. 저에게는 그 누구의 말 보다, 그 어떤 존재보다 힘 있는 약속이었던 셈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남과 약속의 성취 가운데 살아갈 수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그 안에서 또 다른 만남과 약속들이 날마다 주렁주렁 열매 맺어갈 것에 대한 기대를 가집니다.
나의 소르바스, 언약이라는 약속으로 묶인 우리. 약속이라는 말의 무게를 절대로 가벼이 여기지 않겠습니다. 삶의 태도로 드러나길 바랍니다. 신실하고 정직한 약속의 이행자로써 매 순간 점을 찍어가겠습니다. 언젠가 뒤돌아 점이 선으로 이어지는 그 순간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오늘도 저는 점을 찍습니다. 이 위대한 약속의 결말을 볼 수 있도록 저를 위해 빌어 주시겠어요? 우리의 만남도 어쩌면 이 약속의 연장선 위에 있을 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