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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어 Dec 15. 2022

내 마음의 치료제, 너드커넥션

'우린 노래가 될까'

 




함께였던 동해의 깊고 차갑던 밤을 기억해
떠오르던 태양의 그림자 같던 윤슬도 기억해
이 모든 걸 기어이 붙들고 영원히 간직한다면
그 모든 말들과 약속들을 영원히 잊지 않는다면


-너드커넥션의 우린 노래가 될까 중에서



 너드커넥션의 노래를 귓가에 사운드가 넘치다 못해 밖으로  퍼질 만큼 볼륨을 크게 해서 들으며 공원을 한 바퀴 돈다. 그 순간만큼은 큰 음향은 청력에 해롭다는 핸드폰의 경고도 무시한다. 귀 안 가득 퍼지는 서영주의 목소리에서 서늘함과 따스함을 동시에 느낀다.


 90년대 감성이 느껴지는 사운드에 귀가, 심장이 반응을 했다. 처음 듣는 사람은 요즘 가수가 맞냐, 예전에 활동하던 밴드 아니냐라고 물어보는데 너무나 요즘 가수다. 나보다 무려 열 살에서 열두 살 어린 그들이지만 그들의 음악은 마치  어른처럼 내게 다가와 따뜻하게 나를 품어준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에 사로잡힐 때, 가슴 밑바닥에서 우울함이 밀려올 때, 그들의 음악은 조용히 위로의 손길을 내민다. 시 같은 노래 가사가 이지적인 서영주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면 각져있던  마음이 조금씩 둥글어지며 우울함이 차츰 사라진다. 때로는 그의 목소리에서 성스러운 느낌도 받는다. 그의 목소리와 노랫말, 밴드의 브릿팝 사운드는 후반으로 갈수록 곡이 끝나가는 게 아쉬운 느낌마저 준다. 듣고 있어도 또 듣고 싶다는 게 이런 느낌 아닐까.




저 많은 별을 다 세어 보아도
그대 마음은 헤아릴 수 없어요
그대의 부서진 마음 조각들이
차갑게 흩어져 있는 탓에


좋은 밤 좋은 꿈 중에서



너와 나 사이
수백 광년 떨어진
별과 별 사일 메우는
사랑

 항성 통신 중에서



 혼돈의 가사가 넘쳐나는 시기에 그들의 시적인 몇몇 가사는 더없이 순수하다. 가사 하나하나가 영원을 말하는 것만 같아서 곡의 여운도 오래간다.

번잡스러운 마음이 정화되는 순간이다. 


내가 힘들 때 감싸주는 음악이 있다는 건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마음이 지칠 때 재생 버튼 한 번만으로 정화시킬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너드커넥션이 지금 이 순간 너무나 좋다.



출처 - 핀터레스트









#너드커넥션#브릿팝#우린노래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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