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칠에서 시원이가 내뱉는 이 대사는 답답한 내 마음을 대변하는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표현법이다.
어제, 일부러 어긋난 것도 아닌데 따박따박 인과관계를 따지는 중3 때문에 화가 났다. 때때로 사람에겐 사정이 있고 그걸 받아줘야 할 때도 있는데 말이지... 새로 산 에어프라이어에 익숙해지지 않은 탓에 저녁 시간이 한참 늦어졌다. 생각보다 속까지 익지 않은 고기와 씨름하느라 진이 빠졌다. 녀석이 원하는 스팸마요를 또 요리할 기운이 없었다. 긴 사투 끝에 완성한 바비큐로 저녁메뉴를 대신하면 안 되겠느냐는 내 제안을 단번에 거절했다.
스팸은 어딨느냐, 요리법은 아느냐, 아마 참치마요랑 비슷하지 않을까 레시피를 찾는 내게 ' 그것도 안 찾아봤어?, 그러게 찾았어야지, 뭐 했대. 만드는 법 아는 것처럼 얘기했잖아' 불도저처럼 몰아붙이며 채근하는 말투에 짜증이 밀려왔다. 모든 게 딱딱딱 되냐??
바비큐 하느라 한 시간 반동안 매달렸다는 말에
"그거 기계가 하는 거잖아? 엄마가 직접해? 나도 할 수 있겠네."라는 대답이왔다. 무슨 기계랑대화하는 건가 싶어서 하소연을 접었다.'고기는 누가 사 오고 누가 밑간하고 중간중간 익는지 꺼내서 확인하고 다시 자르고 넣고 하는 건 누구냔 말이야!'
2번의 공회전과 부속품들의 연마제를닦아내는 일, 세제로 세척하는 일, 열선의 쇠가루를 키친타월로 수십 번은 닦아내는 일
모든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새 에어프라이어에서 요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려다 말았다.
세상이 논리대로 딱딱딱 되는 게 아닌데, 그걸 알 텐데, 가족에게 유난히 딱딱딱을 바라는 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