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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어 Feb 16. 2023

그래도 조회수가 6천 넘은 작가인데요...

알바 면접에서 나는 비굴해졌다.

 알바자리를 찾다가 색다른 구인광고에 마음이 설렜다. 글쓰기 아르바이트하실 분이라니. 제품이 잘 팔리도록 글을 쓸 사람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판매글은 안 써봤지만 어쨌거나 글 쓰는 분야니까 괜찮다 싶어서 처음으로 지원하기 버튼을 눌렀다. 다음날 5시에 면접 약속이 잡혔다.


4년 만이다. 면접을 앞두고 쿵쾅대는 심장 바운스를 느끼는 일이... 30대의 마지막에 공기업 계약직을 위해 면접장을 찾은 이후 4년 만에 숨 막히는 그 공기를 느끼러 갔다. 하... 4시 47분에 사무실문을 열었다.

 

주 업무는 제품을 마케팅하는 일을 md와 함께 하는 것이다. 주로 sns를 활용한다는데 내가 써오던 글과는 취향이 달랐다. 마케팅글은 써보적 없다는 나의 솔직함에 인터뷰어의 얼굴에 아쉬움이 드러나는 것을 보았다. 아니, 경력자 구한다는 얘기는 없었잖아요?...

 어쨌거나 밀키트 마케팅을 한다는 얘기에 음식 에세이를 써서 조회수 6천을 넘겼었다고 부랴부랴 브런치 앱을 켜서 '20세기 음식' 포스팅을 보여 주었다.


"그럼 그 글 보고 구매를 하나요?"

"아니요. 판매글처럼 상업적인 글을 쓰는 곳은 아니에요. 다만 작가소개란에 하는 일이나 직장을 쓸 수는 있어요. 그렇게 홍보하는 거죠. 이 플랫폼도 심사를 거쳐야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곳이고요."

 (저는 한 번에 합격했어요. 대단하죠.)


또 한 번 인터뷰어는 아쉬워했다. 15분의 대담이 끝나고 나오니 속은 후련했다. 추후에 연락 준다는 의미 없는 인사를 뒤로하고 아이가 기다리는 친구네 집으로 향했다. 면접 잘 보고 오라며 응원해 준 그녀가 보고 싶어 발걸음이 빨라졌다. 


 나름 글은 잘 쓴다고 어필하고 싶었는데 그들이 바라는 인재는 아니었나 보다. 연락이 없다는 건 그런 거겠지. 아니, 근데 내가 마지막 면접자라고 했잖아요? 왜! 왜! 아직도 구인 글 아니 내리는 거죠?.. 









#아르바이트#면접#작가#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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