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우어 Feb 24. 2023

이번주, 알바를 시작했다

첫 출근.. 멘붕의 연속


대학생 때 호프집 알바, 쇼핑몰 분양 전화 알바, 선거후보 여론조사 알바 이후로 알바를 하는 건 처음이다. 거의 20년 만에 알바세계에 뛰어든 셈이다.


기나긴 육아의 터널에서 조금 벗어나는 여유가 생기자 일을 하고 싶어졌다. 학원비라도 벌어보려고 오전에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알바천국, 알바몬, 당근알바, 우리 동네 알바 어플들샅샅이 뒤져서 찾아냈다. 마침 샐러드 매장에서 주 3일 오전에 일하는 파트타임 자리가 있었다. 면접을 통과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했다.


 가벼운 인사와 메뉴, 식재료들 위치 설명을 듣고 나니 본격적으로 주문이 밀려들었다. 하...  샐러드 종류는 왜 이리 많으며, 이름도 제 각각인 소스에 수십가지 토핑들, 샌드위치 포장까지 정신없는 시간이 휘몰아쳤다. 엄청 어려운 작업은 아니지만 재빠르지 못한 손놀림과 옅은 기억력이 원망스럽다. 마시려던 커피는 어느새 다 식어있고 눈을 돌리면 키오스크 앞에 고객이 있고 배달 기사님이 들어온다. 나는 누군가. 여긴 어딘가... 함께 일하는 사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졌다. 괜찮다, 나도 처음엔 멘붕에 실수도 많았다,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는 마음이 고맙다. 대체 이 일을 달 동안 어떻게 해오고 있는지 엄청난 사람으로 느껴진다. 내가 일하는 시간엔 항상 그녀가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역시 좋은 인상을 남겼는지 모르지만 첫 시작이 나쁘진 않았다.


"@@번 고객님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홀에서 내가 준비한 음식을 기다리는 손님에게

  멘트를 하는 게 행복했다. 당신이 진짜 맛있게 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았다는 걸 모를 테지만... 그 멘트는 나의 진심이다.

샐러드볼 하나를 위해 저울을 몇 번이나 이용하고 조리법을 몇 번이나 들여다보며 사투를 벌였는지 먹는 사람은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다음 주에도 난 출근을 한다.


그땐 덜 어리바리하길. 제발!!




 




#알바#출근#사수#샐러드

작가의 이전글 그래도 조회수가 6천 넘은 작가인데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