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아르바이트하는 매장에서 갖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전자저울 사용법을 확실히 숙지하지 못한 탓에 밥솥과 밥, 밥물의 무게가 매뉴얼대로 세팅되지 못했다. 점장님은 당황한 나를 진정시키며 플랜 b로 재빨리 수습했다. 매장 메뉴 중 랩 샌드위치는 내가 제일 만들기 힘들어하는 메뉴다. 토르티야 크기는 한정적인데 들어가는 토핑은 무한하다. 토르티야 위에 야채와 각종 토핑을 올리고 소스를 뿌린 후 찢어지지 않게 네 면을 접고 또 반을 접어 재빨리 랩지로 퉁실하게 감아야 한다. 김밥처럼 꾹꾹 눌러도 안되며, 느슨해서 내용물에 공간이 생겨도 안된다. 하... 첫 번째 랩 메뉴는 당연히 실패였고 도저히 판매용으로 내놓을 수 없어서 내가 가져왔다..
그까짓 거 돌돌 말면 되는 줄 알았는데 쉽지 않아서 좌절했다. 그뿐인가..
쏟아지는 포장주문과 매장 식사 고객까지 챙기다 보니 주문순서대로 음식 내놓는 걸 깜빡했다. 14번 고객이 12번 고객보다 먼저 음식을 받았다. 세상에나... 내가 저지른 만행에 나도 놀랐다...
일머리가 없어서 아찔한 상황도 연출했다. 화장실을 묻는 고객에게 엉뚱한 설명을 했으며, 양파는 빼달라는 요청을 확인하고서도 양파를 넣고 있었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상황이 여러 번 연출되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앞치마에 핸드폰을 넣었지만 꺼내어 볼 여유도 없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폐가 되지 않으려고 근무시간엔 바짝 긴장했다가 퇴근길에야 폰을 꺼내어 아이에게 전화를 건다. 하교 후 놀이터에 있는 녀석을 새 학원에 데려다주고 2시가 넘어서야 집에 와서 샌드위치로 첫 끼니를 해결한다.
원래 자정은 지나야 잠을 잤는데 이젠 열시만 지나도 몸이 힘드니 뻗을 것 같다. 자고 싶지 않아 버텨 보지만 정신력도 체력도 방전이 된다. 괜스레 넷플릭스를 뒤져 보는 일마저 힘들고 책은 아예 읽을 수가 없다. 한 달만 일해보면 몸이 적응할 거라는 친구의 말을 간절히 믿고 싶다. 과연 한 달이.. 지나면 자정까지 버티며 넷플릭스를 볼 수 있을까??
#노동#샐러드매장#아르바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