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에 물든 아이

모든 것이 오징어게임

by 로우어


오징어게임 2가 공개되고 늘봄 수업에서 한 번씩은 아이들의 입에서 오겜이야기가 나온다. 그중에서 주인공의 이름과 대사까지 따라 하는 남학생을 보며 의아함을 느꼈다. 고작 2017년생 아이가 어떻게 그토록 자세하게 알고있는지.

본인말로는 어른이 볼 때 같이 보다가 잔인한 장면은 보지 않았다, 숏츠로 잠깐 봤다고 하는데 꽤나 많이 노출된 것 같다.


설날이라는 주제로 수업을 했다. 설날 할아버지 집을 방문한 아이들이 같이 제사를 지내고 떡국을 먹으며 가족의 정을 나누는 정겨운 그림책을 함께 보았다. 오겜에 빠져있는 그 녀석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그림 해석을 내놓았다. 손자가 할머니 등 뒤에 서서 안마해 주는 그림인데 왜 꼬맹이가 뒤에서 할머니를 죽이려고 하냐는 것이다.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를 이야기하고 생물에 해당하는 것을 그려보는 활동지에 오겜의 상징적인 핑크 전신복과 검은 가면을 쓴 캐릭터만 5개를 그렸다.

어째서 수업전반에 걸쳐 모든 것을 오겜으로 결부 짓는지 참으로 속상했다. 그것도 생물이긴 하지만

보통 귀여운 동물들을 그리는 아이들과 매우 다른 것에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위인들이 등장하는 지폐와 우표를 설명하고, 나만의 지폐와 우표에는 무엇을 그릴것인지 활동지 작성을 했다. 역시나 아이의 종이는 오겜주인공이 차지했다.


미디어에 물든 아이.

게임이라는 글자가 뒤에 붙어 뭣도 모르고 정말 오징어게임을 게임정도의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초등학생이 많다.

자기도 모르게 잔인함과 난폭함이 스며들어 언제 어디서건 자연스레 표출되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미디어에서 빠져나와서 그 또래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좋을 텐데. 아이의 순수함이 다시 되살아 날 수 있으면 좋겠다. 편리하고 다양한 경험을 위해 만들어진 미디어가 아이들을 망치고 있는 것을 직접 보는 기분은 참담하다.


정말 이건 아니지 않은가 ?!!











#오겜#미디어#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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