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작빵창모 연재_딸의 창업에서 체감한 현실

작은 빵집에서 배운 창업의 모든 것

제 딸의 창업과정은 이런 제도의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온리디스베이커리의 창업 시작은 일체의 정부 지원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예비창업패키지나 신사업창업사관학교 등을 통해 초기 자금을 충당해보려고 했으나, 기술 기반 창업 위주로 구조화된 정부지원 사업들이기에 이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꼼수를 사용하거나 굳이 해도 되지 않는 기능과 업무들을 추가할 수 밖에 없는 현실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사업기간 동안 시제품을 만들어 가다보면 빠른 속도의 창업 진행도 쉽지 않다는 점들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 같았습니다.

결국 딸은 본인 자금과 엔젤 투자, 대출 등을 통해 정부지원사업 없이 빠르게 제품을 만들어 사업화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세무 및 회계와 마케팅 기초 등의 교육을 마치고 바로 창업 현장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창업현장인 온리디스베이커리 매장에서의 현실은 달랐습니다. 새벽마다 반죽을 하고, 손님이 오지 않는 날의 불안을 견디고, 재료비와 임대료 인상에 마음을 졸이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분명 정부에는 좋은 지원제도들이 많지만 정부가 육성하고자 하는 정책방향에 부합되는 아이템만이 지원을 받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것이 정부지원사업이 가진 힘과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도의 방향, 그리고 나의 성찰


정부지원사업을 주관하는 입장에서 나는 늘 성과 지표와 숫자에 쫓기는 편이었습니다. 몇 명을 지원했는가? 얼마나 많은 고용을 창출했는가? 투자 목표는 달성했는가? 창업기업의 매출현황은 어떠한가? 이런 것들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딸의 사례를 보며 깨달은 것은 창업의 본질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빵을 굽는 청년의 손, 고객 앞에서 웃음을 짓는 마음, 실패 후에도 다시 일어서려는 용기, 이것들이야말로 창업 생태계를 움직이는 진짜 원동력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제도는 단순히 돈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폐업 후에도 재도전할 수 있도록 사회적이고 정서적인 안전망을 강화하는 것, 그것이 진짜 청년 창업 정책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과 제도의 교차점


청년 창업은 언제나 빛과 그림자가 공존합니다. 정부의 제도는 출발을 돕는 마중물이지만, 완주를 보장해주지는 못합니다. 진짜 승부는 시장에서,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갈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온리디스베이커리의 여정이 보여주듯, 창업의 길은 결국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힘, 그리고 함께 걸어주는 사람들의 손길에 의해 이어집니다.

저는 정부지원사업 담당자로서, 또 한 사람의 아버지로서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정부의 지원사업 제도는 시작을 돕습니다.

시장은 청년을 단련시킵니다.

그리고 사람은 청년을 다시 일어서게 만듭니다.

청년 창업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가는 길입니다.”


아빠의 깨달음과 벽을 넘는 힘


온리디스베이커리의 2년을 지켜보며 저는 깨달았습니다. 청년 창업은 단순히 도전하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 속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감정, 불안, 작은 희망들이 교차합니다. 정책이 해야 할 일은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하루하루에 진짜 숨 쉴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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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여전히 매일 새벽 오븐 앞에 섭니다. 그녀는 가끔 지치고 두려워하고 울기도 하지만 다음 날이면 다시 반죽을 꺼내고 빵을 구워 손님을 맞습니다.

그 반복 속에서 조금씩 더 단단해지고 더 넓은 꿈을 품어가고 있습니다. 아버지로서 저는 그 뒷모습을 지켜보며 배웠습니다.

창업의 벽은 정책이 대신 넘어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도는 그 벽 앞에서 무릎 꿇지 않도록 지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지지는, 때로는 한 사람의 응원, 한 아버지의 손길에서도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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